[포토] 허삼영 \'오늘 좋았어\'
삼성 허삼영 감독이 경기 후 강민호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벌써 경쟁이 붙은 것 같은데요?”

올시즌 프리에이전트(FA) 시장이 활황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탓에 무관중으로 시즌을 치러 각 구단이 재정난을 호소하는 것과 대조된다. FA 비용은 대부분 모기업에서 지원을 받는다. 100억원 이상 큰 돈을 구단 자체 재정으로 충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FA 영입 비용에 계약금과 연봉, 보상금이 포함됐다고 보면, 크든 작든 FA로 영입한 선수들의 연봉은 구단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 게 맞다.

[포토] kt 이대은, 1과 2/3이닝 3실점...조기강판!
kt 위즈 이대은이 18일 인천 SK전에서 3-2로 앞선 2회 2사 2루 상황을 맞아 교체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더군다나 SK텔레콤과 KT, LG U+ 등 통신 기업은 코로나19로 사실상 특수를 누렸다. 가전제품과 휴대전화, 노트북 등을 생산하는 삼성, LG전자도 내수 상황은 나쁘지 않았다. 현대-KIA자동차도 펠리세이드나 신형 카니발 등을 없어서 못판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모기업의 재정 악화로 구단 운영이 어렵다는 얘기는 두산, 한화 정도를 제외하고는 남의 일이라는 의미다. 구단 자체 예산은 지난해와 비슷하거나 조금 낮게 책정되더라도 FA 영입과 관계 없어 보인다. 특히 FA만 9명 이상 쏟아지는 두산은 보상금으로 전체 예산의 40%가까이 충당할 수 있는 실정이다. FA 시장이 축소될 이유가 없다.

이미 물밑 움직임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2000년대 초반 FA 큰손으로 불렸던 삼성이 참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자체 육성으로 팀을 재건하겠다는 기치를 높였지만, 2016년부터 5연속시즌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해 결단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국내 기업 중 유일하게 프로스포츠 5개 종목(야구, 축구, 남자 배구, 남녀 농구)을 모두 가진 삼성은 한국 스포츠를 이끌던 기업이다. 국정농단 사태에 깊숙히 개입한데다, 불법 증여 논란 등 악재로 운신의 폭이 좁아졌지만, 성적을 내려면 투자가 불가피하다는 프로스포츠의 냉정한 현실을 자각했다는 얘기가 설득력있게 나오고 있다. 삼성이 돈을 쓰기 시작하면, 시장 경쟁은 치열해질 게 자명하다.

[포토] SK 최정, 끝내기 환호 속에 파묻혀...?
SK 와이번스 최정이 7일 문학 SK전에서 4-4로 맞선 9회 끝내기 홈런을 쳐낸 뒤 홈 베이스를 밟으며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한 KT도 우승 프로젝트를 설계 중이다. 주전 베스트 9을 확립한 상황에 플러스 알파 전력이 필요하다는 게 구단 안팎의 결론이다. 우승 프로젝트에는 애런 브룩스나 라울 알칸타라급 외국인 투수는 물론 꼭 필요한 FA 영입까지 포함 돼 있다. 오버페이는 하지 않겠다는 게 기본 방침이지만, 참전하는 구단이 증가하면 몸값은 상승하는 게 시장 논리다. 막내로 받은 설움을 털어내겠다는 의지도 강해 보인다.

사실상 새 판짜기를 선언한 SK도 필요한 자원을 가려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SK의 FA 영입은 비단 선수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와 감독으로 확장될 가능성도 있다. 민경삼 신임 대표이사의 수완을 고려하면, 다른 구단이 SK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다.

[포토] 두산 오재일-오재원, NC전 7-3 승리!
오재원과 오재일 등 두산 베어스 선수들이 15일 잠실 NC전에서 7-3으로 승리하며 경기를 마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겉으로는 “돈 없어 못살겠다. 구단 문 닫을 판”이라고 엄살을 부리면서 안으로는 내실있는 전력보강을 위한 눈치싸움을 전개 중이다. 진짜 문을 닫을 만큼 절박한 구단은 선수를 잘 키워 재정을 충당하는 식으로 전략을 수정할 판이 깔리고 있다는 뜻이다. 유난히 짧은 올해 스토브리그는 감독 선임과 FA 전쟁, 슈퍼스타들의 해외진출 러시로 어느 해보다 더 후끈 달아오를 것으로 보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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