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KBO리그에는 10개 구단이 존재하고, 팀을 이끄는 사령탑도 딱 10명이다. 그만큼 맡고 있는 책임도, 받고 있는 관심도 크다. 그런데 프로야구 감독은 선망의 대상이지만, 그만큼 '파리목숨'이라는 점도 아이러니다.

매년 감독 수난 시대가 열리는데 올해 역시 마찬가지다. 한용덕, 염경엽 감독이 시즌 초반 물러났고 최근엔 손혁 감독이 성적부진을 언급하며 사퇴했다. 3위를 달리는 상황에서의 자진사퇴. 사방에서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졌다.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우승을 다툴 팀의 수장이 불과 10여 경기를 남기고 지휘봉을 내려놓은 것.

이후 키움구단 허민 의장의 이름이 떠올랐다. 지난해 준우승을 이끈 장정석 감독과의 재계약 불발, 그리고 이번 손 감독의 사실상 경질의 배후로 지목받고 있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진실은 아직 베일에 가려져 있다. 그러나 감독의 운명이 갑질과 성적 사이, 어느 지점에 놓인 건 분명해 보인다.

여기서 새삼스러운 대목은, 승패에 있어 감독 역할이 의외로 크지 않다는 것. 감독이 팀의 장기플랜과 시즌전략의 구상에는 지대한 영향을 끼치지만, 정규시즌 144경기에선 불과 10여 경기 남짓이라는게 중론. 결국 야구는 선수가 하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감독을 부품처럼 여기는 키움 구단의 방향성이 옳다 그르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시스템을 잘 갖췄기에 누가 감독으로 와도 팀이 운영되는 건 장점일수 있기에 그렇다.

그러나 프로 스포츠는 팬 없이 존재하지 못한다. 팬의 동의를 얻지 못하고, 팬심을 그른다면 그 팀은 성적과 별개로 사랑받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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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 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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