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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대미(大尾)는 아름다웠지만 한국 팬들은 아쉬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지난 18일 중동 아랍에미리트 아부다비 파이트 아일랜드에서 ‘UFC 파이트 나이트 180’이 열렸다.

메인이벤트는 한국의 정찬성(33)과 멕시코의 브라이어 오르테가(29)가 맞붙은 페더급 매치. 이경기의 승자가 현 챔피언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에게 도전할 수 있는 타이틀샷을 획득할 수 있었기 때문에 한국 팬들의 관심은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결과는 정찬성의 완패였다. 1라운드 탐색전과 접근전 외에 자신의 라운드라고는 할 수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완패, 두 번째 타이틀샷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정찬성은 2013년 챔피언있던 조제 알도에게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아쉽게 5라운드에서 펀치에 의한 TKO로 패하며 첫 번째 도전에 실패했었다.

정찬성은 경기가 끝난 후 자신의 SNS에 “5라운드 1분쯤 남았을 때 정신이 돌아왔다. 그래서 5라운드 끝났을 땐 4라운드가 시작하는지 알았다.ㅋㅋ 3,4,5라운드는 그냥..싸웠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3라운드부터는 아예 정신없이 싸웠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5라운드 중 승부의 분수령이 된 것은 2라운드였다. 정찬성은 2라운드에 압박을 하다 되레 오르테가의 백스핀 엘보우에 걸려 엄청난 데미지를 입었다.

몸이 휘청 거리며 균형을 잃어 오르테가의 펀치에 속수무책이었다. 종료 종이 살렸다고 할 정도로 피니시 일보직전이었다.

SNS에는 그동안 많은 훈련을 통해 오르테가에 대비해왔을 알 수 있는 대목도 있다. 정찬성은 “분명 사우스포로 나올 걸 예상하고 있었고 준비도 많이 했고, 에디 차 코치님도 주문을 제대로 했는데”라며 오르테가에 대비한 맞춤 전략을 준비했음을 전했지만 오르테가의 다양한 공격패턴에 무위였음을 보여줬다.

부상 등으로 1년 10개월 만에 케이지에 오른 오르테가는 정찬성과의 대결을 앞두고 “나는 완전히 달라졌다. 정찬성과 대결할 때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의 격투 스타일에 엄청난 변화가 있었음을 예고했었다.

주짓수 블랙벨트인 오르테가는 이번 경기에서 정찬성을 그라운드가 아닌 펀치로 압도했다. 오르테가의 14승 중 3승이 펀치에 의한 것이고 7승은 서브미션일 정도로 오르테가는 그라운드에 강했지만 자신의 말대로 이전의 스타일에서 완벽하게 탈피하며 그라운드가 아닌 펀치로 정찬성을 압도했다.

정찬성은 SNS 말미에 “그냥 이게 너무 신기하다... 원랜 이런 경우에 병원에서 정신차리는데..하하 만약 다시 시합하게 된다면 이제는 3라운드 시합을 준비하고 싶다”며 자신의 완패를 인정했다. 아울러 “이제 진짜 괜찮아요, 비난 조롱도 괜찮아요, 하하, 한명한테만 많이 미안함”이라며 팬들에게 사과을 전하는 동시에 아내인 박선영씨에게 미안함을 전해 팬들의 마음을 안타깝게 만들기도 했다.

정찬성과 오르테가는 경기 외적인 면에서도 충돌하며 이번 매치를 더욱 들뜨게 만들었다. 정찬성이 SNS에 올리는 자극적인 말을 오르테가는 정찬성의 소속사 대표인 박재범이 확대해석한 채 통역한 것으로 인식해 더욱 두 사람 사이가 틀어졌다.

특히 올해 3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파이트 나이트에 양측이 초대돼 경기를 관람하다 오르테가가 화장실에서 박재범의 뺨을 때리는 사건이 발생해 더욱 두 선수는 긴장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정찬성은 이번 경기를 벌이기 직전 “앞으로 트래시 토크를 하지 않겠다. 트래시토크를 날렸던 오르테가와 알렉산더 볼카노프스키에게 사과한다”고 말하며 대인배 다운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응하듯 오르테가는 대결이 끝난 후 한국식의 큰 절을 정찬성에게 올렸고 장찬성도 이에 보답하듯 맞절을 했다.

스포츠맨십이 빛나는 순간이었지만 한국팬들에게는 위치가 바뀌어 있었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출처 | 정찬성 SNS 영상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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