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드라마

[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그 가을, 청춘 멜로 바람이 분다.

청명한 하늘이 기분을 좋게 하고,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미소가 지어지는 계절, 가을이다. 방송가 역시 각양각색 청춘 드라마들로 가을 탈 채비를 마쳤다. 각 방송사마다 시청자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청춘 멜로물을 내놓으며 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청춘멜로로 꽉 찼다.

청춘이라는 키워드는 공통적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출연진은 물론 소재도 분위기도 모두 달라 골라보는 재미가 있다. tvN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은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아프고 사랑하는 청춘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당찬 직진 매력의 사혜준으로 변신한 박보검은 더욱 성숙해졌다. 박소담과의 멜로 뿐 아니라 스타의 꿈을 이뤘지만 자신의 영역에서 고충을 겪는 사회인으로서의 이야기도 담겨 많은 청춘들의 공감을 사며 순항 중이다. SBS 월화드라마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서정적이다. 음악을 사랑하는 이들이 만나 펼쳐지는 꿈과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조심스럽지만 확고한 박은빈과 김민재의 사랑은 큰 지지를 받고 있다. 타 드라마와는 다른 결의 6각 로맨스 역시 막장보다는 공감과 과몰입을 선사하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편성이 미뤄졌던 KBS2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도 각고 끝에 출발했다. 선보여지고 있는 멜로물 중 가장 밝다. 로맨틱 코미디인만큼 에너제틱한 고아라와 이재욱의 풋풋한 로맨스가 그려질 예정이다. 이외에도 옹성우-신예은이 각각 다른 타이밍에 서로를 좋아하면서 얽히고 설키는 짝사랑 로맨스 JTBC 금토드라마 ‘경우의 수’가 방영 중이고, 17일 첫 방송을 앞둔 배수지, 남주혁 주연의 tvN 토일드라마 ‘스타트업’도 출격대기를 마쳤다.

이처럼 다양한 청춘멜로들이 가을을 물들이고 있는데, 남녀 주인공들이 모두 90년대생이라는 점이 흥미롭다. 그야말로 진짜 ‘청춘시대’인 것. 과거에는 김수현, 이민호, 박서준, 황정음, 박민영 등이 로코, 멜로계에서 대표 스타였다면 90년대생들도 급속 성장하며 풀이 넓어진 셈이다. 그러나 과도기인만큼 장단점이 공존한다. 풋풋한 로맨스로 사랑 받으며 화제성은 높지만, 아무래도 특정 시청층에 국한되다 보니 시청률이나 대중성 면에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부분이 연기력도 흡족함을 안기지만 흡인력 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기기도 한다. 때문에 ‘청춘기록’ 하희라, 신애라, ‘도도솔솔라라솔’ 이순재 등 중견배우들이 실어주는 힘도 간과할 수 없다.

한 방송 관계자는 “확실히 포털사이트 클립영상 조회수나 커뮤니티 반응은 뜨겁다. 시청률의 경우 청춘물 뿐 아니라 드라마 자체가 모두 공통과제기에 자구책이 필요한 시점이다”라면서도 “출연진 뿐 아니라 제작진도 점점 젊어지다보니 촬영장 분위기도 자유롭고 의견교환도 수평적이라 이런 점들도 달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춘멜로는 드라마 흥행공식 중 하나로 꼽히는 안전장치기도 하다. 현재는 너무 비슷한 장르의 드라마들이 쏟아진다. 흥행이나 대중성에만 국한되지 말고 다양한 드라마들이 나와야 한다는 점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귀띔했다.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tvN, SBS, JTBC, KB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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