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단 한차례 찾아온 기회를 베테랑은 놓치지 않았다.

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삼성의 경기. 2-2로 팽팽하게 맞선 9회 1사 1루 상황. LG 박용택이 타석에 섰다. 그는 중요한 순간, 대타로 출전했다. 그리고 삼성투수 이승현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장타를 뽑아냈다. 박용택은 2루까지 달렸고 1루주자는 아쉽게 3루에서 멈췄다.

9회의 이 안타는 박용택에게 특별했다. 그는 지난 2002년 4월 16일 문학 SK전 2루타로 프로데뷔 첫 안타를 신고했다. 그리고 19년이 흘러 이날 자신의 2500안타 금자탑을 세웠다. 쉬지 않고 달리며 만들어낸 뜻깊은 기록이다.

2500안타는 KBO리그 최다안타 기록이다. 박용택은 2500번째 안타에 대해 "중요한 순간 대타로 나섰고 정말 온 힘을 다해 배트를 휘둘렀다. 타구속도는 올해 때려낸 안타중에 가장 빠른거 같았다"라고 했다. 그는 타석에서 팽이처럼 몸을 회전시키며 힘을 집중시켰고, 타구는 빨랫줄처럼 외야로 향했다.

이 안타가 비록 팀승리와 직결되지 못했고 박용택 스스로도 "득점이 나오지 않아 정말 아쉽다"라고 탄식했지만, 2500안타는 당분간 그 누구도 쉽게 도전할 수 없는 전인미답의 대기록임에 틀림없다. 프로는 생존자체가 힘든 정글이다. 그곳에서 19년을 버틴 성실의 산물이기 때문이다.

박용택의 다음 목표는 역대 최다 경기 출장이다. 이또한 꾸준함의 결과물이다. 한 경기를 추가하면 최다 타이, 두 경기에 출장하면 2244경기로 정상에 우뚝 선다. 박용택은 최다경기 출장의 의미로 "어쩌면 2500안타 보다 의미있는 기록인거 같다. 그만큼 그동안 꾸준히 열심히 일해왔다는 뜻이 아닐까 싶다"라고 하면서도 "이제 기록은 괜찮다. 팀이 좋은 결과를 내는게 가장 중요하다"라고 목소리에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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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 | 조윤형기자 yoonz@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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