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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도 ‘빅게임 피처’로 불린 김광현(세인트루이스)이 메이저리그 데뷔시즌에 치를 포스트스진에서도 명성을 이어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5일(한국시간) 밀워키전에서 투구 동작을 취하고 있는 김광현. 밀워키(미 위스콘신주) | A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스마일 K’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에게 데뷔시즌은 포스트시즌 맹활약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KBO리그 데뷔시즌이던 2007년에도 두산과 한국시리즈에 혜성처럼 등장해 시리즈 전체 향방을 바꿔 놓는 역투를 펼쳤다.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에도 김광현이 써내려갈 ‘가을의 전설’에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김광현의 세인트루이스는 28일(한국시간) 밀워키를 5-2로 누르고 가을잔치행 티켓을 손에 쥐었다. 1일(한국시간)부터 샌디에이고와 3전 2선승제 와일드카드 시리즈를 시작했는데, 김광현이 당당히 1선발 역할을 맡았다. 빅리그 데뷔시즌에 선발로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김광현이 KBO리그에서처럼 시리즈 향방을 한 번에 바꿀 키플레이어로 이름을 아로새길지 궁금하다. 그가 걸어온 길이 기대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김광현
고졸(안산공고) 신인 투수로 당시로는 파격 등판으로 불렸던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로 나선 SK 시절 김광현이 역투하고 있다.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2007년 10월 26일 잠실구장에서 치른 두산과 한국시리즈 4차전은 김광현의 원맨쇼로 봐도 무방한 경기였다. 선발로 나서 7.1이닝 동안 마운드를 지켰고, 105개를 던져 삼진 9개를 솎아내 무실점 역투했다. 김광현의 깜짝 호투로 2패 뒤 2승을 따낸 SK는 이 기세로 창단 첫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KBO리그 역사상 1, 2차전을 모두 패한 팀이 리버스 스윕으로 우승을 차지한 사례는 이 때가 처음이었다. 당시 ‘신인 투수’ 김광현의 공을 받은 SK 박경완 감독대행은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받은 김광현의 공은 태어나서 받아 본 구위 중 가장 좋아. ‘내가 다시 이런 공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정도였다”고 극찬했다.

김광현의 ‘빅게임 본능’은 이후로도 계속됐다. 2008년과 2010년 팀을 한국시리즈 정상으로 이끌었고, 2018년에는 4차전 6이닝 무실점에 이어 6차전 연장 13회말 마무리로 등판해 우승 결정 순간 마운드를 지켰다. 김광현의 한국시리즈 통산 성적은 10경기에서 41.이닝 11실점(10자책), 평균자책점 2.18이다.

김광현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본선 라운드를 앞두고 애리조나 전지훈련에서 샌디에이고를 상대로 투구하고 있는 김광현. 샌디에이고(미 캘리포니아주)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한국시리즈뿐만 아니라 와일드카드 결정전과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등 KBO리그에서 경험할 수 있는 모든 단기전을 소화했다.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 아시안게임, 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프리미어12 등 국제대회에서도 선발 마운드를 굳게 지켜 단기전의 귀재로 손색 없는 활약을 했다. 류현진(33·토론토) 양현종(32·KIA) 등 한국 야구를 이끈 왼손 에이스 삼총사 중 우승 경험은 김광현이 가장 많다.

내셔널리그에서는 가장 많은 11차례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데다 포스트시즌만 되면 상대를 늪에 빠뜨리는 스타일로 야구를 해 ‘가을좀비’라는 별칭을 가진 세인트루이스는 ‘빅게임 피처’인 김광현에게 최상의 조합이다. 빅리그 최고 중 한 명으로 꼽히는 명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와 메이저리그 선수단 사이에서 최고의 리더로 추앙받는 폴 골드슈미트 등이 건재해 포스트시즌 진출 그 이상을 응시하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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