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후배들과 함께 하는 방송이라 더 보람되죠.”

무엇인가를 새롭게 시작하는 이의 눈빛이 이런 것일까. 박세리의 눈이 계속 반짝였다. 신난 듯 입가에서 웃음이 떠나지 않았고, 에너지가 넘쳤다.

‘한국 골프의 전설’에서 요즘은 ‘노는 언니’로 불리는 변화된 일상이 즐거운 듯 했다. 박세리는 현재 고정 프로그램인 티캐스트 E채널 ‘노는 언니’ 외에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유튜브 콘텐츠를 통해 운동 외 다양한 경험을 하는 박세리의 친근한 모습도 볼 수 있다. 그야말로 요즘의 박세리는 운동도 잘하는데 방송까지 잘하는 ‘다재다능한 스포테이너’로 사랑받고 있다.

박세리는 먼저 “은퇴를 하고 회사를 차리고 방송에서 보여지는 것도 필요하긴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타이밍이 잘 맞았던 것 같다”면서 “워낙 예능프로그램을 보는 것을 좋아했다. 또 다른 즐거움이었고, 우연치 않게 출연을 하다보니 자연스러워졌다. 스케줄이 많아지긴 했다”며 웃었다.

특히 박세리가 ‘노는 언니’에 대해 갖고있는 애정은 남다르다. 남자선수들의 경우 자연스럽게 많은 방송을 통해 비쳐지지만, 상대적으로 여자선수들이 많지 않았던데에 대한 생각도 있었다. 또 이 프로그램을 통해 또 다른 후배 선수들을 소개할 수도 있고, 스포츠종목을 알리는 것에도 의미가 있던 터라 누구보다 의욕적이었다.

그는 “방송에서 또 다른 재능을 보여주는 동시에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종목에 대한 이해도도 높일 수 있을 것 같아 좋았다”면서 “확실히 운동선수들이라 공감대는 똑같았다. 오프닝때만 잠시 어색했지, 이후에 바로 친해졌다. 바로 ‘단톡방’을 만들었다. 가장 보람있는 프로그램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세리
박세리. 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포용력이 있고, 강단이 있다.”, “반대로 누구보다 따스한 마음을 갖고있고, 사람을 좋아한다.” 오랜시간 박세리를 지켜본 사람들이 하는 말이었다. IMF시절 희망이었고, 늘 대중의 사랑을 받은 스타로 살아온 그는 자신이 어떻게 행동을 해야할 지를 분명히 알고 있었다. 그렇다고 주위의 사람들을 멀리하지도 않았다. 물론, 상처를 받는 시간도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에게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었던 것. 또 이러한 유연한 생각을 갖게된 것은 결코 혼자선 힘든 일이었다. 자신의 노력과 재능으로 가장 높은곳에 위치했지만, 그 중심에는 가족이 있었다.

“모든 것은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는 그는 “늘 가족들과 화목하다. 아버지가 사람을 굉장히 좋아하신다. 그 사람의 위치가 아닌, 사람 그 자체를 보신다. 아마 자연스럽게 부모님을 보고 자랐고, 항상 가르침이 ‘겸손해야한다’였다. ‘넌 혼자 잘 된게 아니야’라는 말을 늘 하셨다. 그런 가르침과 늘 가족이 힘이 되주었기 때문에 지금의 내가 된 것 같다”고 가족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더불어 “나는 직업에서 성공한 사람이다. 늘 한결같이 생각을 해왔고, 행동을 했다. 또 존중에 대해 얘기해 준 가족이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잘 지내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박세리의 추석 연휴는 선수 시절 못지않게 바쁠 예정이다. 28일이 생일이었던 그는 오랜만에 대전에 내려가 가족들과 지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추석 명절에는 방송 녹화 및 CF촬영 등 일정이 빼곡하다. ‘이러다 연애는 언제하냐’고 농담섞인 말에 박세리는 “언젠가는 만나겠죠”라고 호탕하게 웃더니 “친구같은 사람. 서로 의지하고 믿을 수 있는 듬직한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며 미래의 남자친구에 대해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나는 또 다른 시작을 하고 있다. 모든 게 재미있고, 경험해 보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하고 있다. 꿈이라면 후배들에게 존경받는 선배로 남았으면 좋겠다. 또 유망주, 후배들을 위해 더 좋은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다”며 ‘골프선수’ 박세리의 또 다른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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