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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상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이 남다른 배려심을 선보였다.

김 감독은 27일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K리그1 파이널 라운드 첫 일정인 23라운드 경기에서 문선민과 권경원, 공수의 핵심 두 선수를 라인업에서 뺐다. 이들은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채 이번 라운드에서 휴식을 취했다.

김 감독이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두 선수를 명단에서 뺀 이유는 전북이 이들의 친정팀이기 때문이다. 전북은 현재 울산 현대와 치열하게 우승 레이스를 이어가고 있다. 문선민과 권경원은 군 복무를 마치면 다음 시즌 팀으로 돌아가야 한다. 한참 중요하고 예민한 시기라 두 선수가 친정을 상대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자칫 전북의 우승 도전에 피해를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상대가 전북이라 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실제로 문선민은 지난 맞대결에서 전북 수비를 강하게 위협했고, 권경원도 ‘통곡의 벽’을 구축하며 공격을 막아냈다. 다만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심리적으로 짐을 주고 싶지 않았다. 김 감독은 “잘해도 부담이 될 것 같았다. 시즌 초반이면 괜찮은데 지금은 우승을 놓고 다투는 시기다. 돌아가야 할 팀인데 부담을 주기 싫었다”라는 배경을 설명했다. 상주는 100% 전력으로 나선 게 아니었지만 후반 중반 실점하기 전까지 경기를 주도하며 만만치 않은 전력을 과시했다.

결과적으로 상주는 문선민과 권경원 없이 전북을 맞아 0-1로 패했다. 같은 시간 울산은 대구FC와 무승부를 거두면서 두 팀의 승점은 51로 동률이 됐다. 울산 입장에선 김 감독의 결정을 원망할 수 있다. 그러나 김 감독은 형평성을 지키며 울산전에서도 같은 선택을 할 예정이다. 오세훈과 박용우, 배제우 등이 라인업에서 빠질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은 “전북과 울산은 예민한 시기에 있다. 나머지 선수들을 잘 준비시키려고 한다”라며 울산전에서도 전북전과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 시사했다.

상주는 이번 시즌 역대 최고 성적에 도전하고 있다. 현재 4위에 올라 있는 상주는 2016년 6위 기록을 경신할 가능성이 크다. 지도자 입장에서는 매 경기 승점 획득이 욕심날 법도 한데 김 감독은 선수를 배려하고 우승 레이스를 이어가는 두 팀을 상대로 형평성까지 챙겨가며 중요한 시기를 잘 보내고 있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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