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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업적을 이룬 것 같아요.”(조원상)

밴드 루시가 ‘불후의 명곡’ 첫 출연에 최종우승을 차지했다. 신예찬(바이올린), 조원상(프로듀싱·베이스), 신광일(드럼·서브 보컬), 최상엽(보컬) 네 명으로 구성된 루시는 지난 26일 방송된 KBS ‘불후의 명곡-김완선’ 편에서 ‘가장무도회’를 자신만의 색으로 재해석내며 호평을 받았다. 조원상은 “죽기 전에 해보고 싶은 업적이 있다면 ‘불후의 명곡’에 나가서 일등 하기였다. 열심히 한 노력으로 목표를 이룬 느낌”이라며 소감을 전했다.

루시의 무대 후 김완선은 “사실 이 곡은 완전히 다른 곡을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 다른 곡 느낌이 너무 좋았다. 실제로 재녹음을 하고 싶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신예찬은 “기립박수를 쳐 주셨고 따로 곡을 보내달라고 말씀해 주셔서 보내드렸다. 전설이신데 나에게 번호가 있다는 게 느낌이 이상하고 신기했다”며 환하게 웃었다.

사실 앞서 JTBC ‘슈퍼밴드’ 출신 호피폴라와 퍼플레인이 모두 ‘불후의 명곡’에 나와 최종우승을 거뒀기에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터. 최상협은 “다른 슈퍼밴드 팀들이 좋은 성적을 거둬서 걱정을 많이했는데 기쁘면서 안도하기도 했다. 다른 선배님들 무대를 보면서 어떻게 이기지 했는데 다행히 순서나 운이 좋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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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슈퍼밴드’를 거쳐 탄생한 루시는 올 5월 봄을 닮은 싱글 ‘DEAR.’의 ‘개화’를 통해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고 지난 8월에는 첫 미니앨범 ‘PANORAMA’(파노라마)를 통해 보다 더 다양한 자신들의 음악을 선사했다. 특히 청량함이 물씬 느껴지는 타이틀곡 ‘조깅’으로 루시의 색을 짙게 그려낸 이들은 첫 출연한 KBS ‘불후의 명곡’에서 최종우승을 차지하며 자신들의 역량과 매력을 다시금 발산했다.

조원상은 “곡 자체가 발랄해서 올 여름을 제대로 보냈다. 시원하게 땀을 좀 뺀 느낌”이라며 “이번 앨범을 통해 도전을 많이 했다. 댓글이나 피드백을 보면 긍정적인 반응도 있지만 ‘그래서 장르가 뭐야’하는 의아해하는 분위기도 있다. 난 그런것까지도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어떤 장르를 하던지 루시 음악을 하는 것을 알리고 밝히는 첫 걸음이다. 앞으로 ‘개화’ ‘조깅’ ‘Straight Line’ 등 어떤 음악이 나와도 위화감이 사라질 것 같다”고 만족했다.

최상엽은 “루시 앞에서 ‘슈퍼밴드’라는 네 글자를 뺀 것 같다. 음악적인 숙제이자 목표가 ‘슈퍼밴드’를 떼는 것이었는데 성공적으로 우리의 색을 보여줬다”고 힘을 주었다. 신예찬도 “처음부터 ‘조깅’은 우리의 타이틀 곡이라고 생각했고 우리의 색을 잘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루시가 루시했다’ ‘독보적’이라는 글을 보면 기분이 정말 좋다. 우리의 색을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루시는 다른 밴드와는 바이올린이 들어간 구성부터 차별점을 가지고 있다. 이들이 만드는 음악도 자연스럽게 신선하게 귓가에 다가온다. 최상엽은 “독창적이다. 바이올린도 있고 노래가 되는 드러머도 있다. 또 멤버마다 프로듀싱을 직접하는 밴드다. 내 목소리도 독특한데 이 모든게 조화롭게 섞이는데 루시구나 하는 이미지를 전달해 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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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상은 “동약적인 오리엔탈한 느낌을 트렌디하게 하는 팀은 우리가 우선적”이라며 “딱 잘라서 멋지다. 밴드에서 바이올린을 내세우는 건 자랑하고 싶을 정도다.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는 것, 아이돌인 거 같은데 아이돌 같지 않은 의외성이 존재하는데 누군가에게 콤플렉스가 우리에는 장점인 것 같다”며 웃었다.

하지만 JTBC ‘슈퍼밴드’ 출신 밴드들의 행보가 기대보단 두각을 보이지 않고 있고 조원상은 “‘파노라마’ 성적에 만족한다. 쟁쟁한 선배님 곡 사이에서 ‘핫트랙’이라는 차트에도 꽤 오래 있었는데 버킷리스트를 이룬 것 같다”면서 “퍼플레인은 전통 록을 보여주고 밴디지는 브리티시 록을 잘하고 있는데 서로 교집합이 없다는 것이 자랑스럽다. 각자 가진 색으로 밴드를 부흥시키고 있다”고 했다. 이어 “또 선배님들도 열심히 활동하시는데 밴드는 라이브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관객들과 소통이 큰 특징인데 코로나 19로 공연을 못해 아쉽기고 부흥이 더뎌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또 K록이나 K밴드로 불리는 밴드의 행보도 중대형 가요기획사와 인디씬에서 탄생한 이들이 다소 이원화되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신예찬은 “양쪽에 치우치지 않고 개척해가면서 우리 것을 하면서 길을 만들고 있다”고 했고 조원상도 “우리는 딱 그 사이인 것 같다. 서로가 다르게 인식되고 있는데 두 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이 우리가 되지 않을까 싶다”며 자신했다.

루시는 ‘슈퍼밴드’로 먼저 물리적으로 결성됐지만 이제는 화학적 결합을 마치며 하나의 가족처럼 발전해가고 있다. 조원상은 “학창시절 처음 반에 들어가면 어느 무리랑 놀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여기는 내 자리라고 생각했다”면서 “탄탄해지는 과정이다. 처음에는 부글거리는 것도 많고 화학적인 폭발이 몇번 있었다.(웃음) 최근 들어 서로 상대방 마음을 알게 되고 어떤 음악을 좋아하는지도 자연스럽게 알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게됐다. 우리의 교집합이 어떤건지도 알아서 더 재밌게 느껴진다. 만나고 친해져서 밴드를 하는게 정답이 아니겠구나 생각한다”고 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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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상은 ‘파노라마’의 ‘Missing Call (Feat. 수란)’을 통해 평소 팬을 자처한 수란과 작업하는 기회를 얻기도 했다. 그는 “최종 목포였다. 그런데 막상하고 나니 실감을 못하고 자극이 오지 않았다. 다음에는 진자 처음부터 수란님과 곡작업을 한다면 조듬 더 제가 수란님에게 맞는 곡을 만들고 싶다. 그러면 진정한 성취감을 얻을 것 같다”며 웃었다.

최상엽은 “너무 좋아해서 나도 관심을 가지고 찾아 들었고 녹음 당일에 봤는데 정말 잘하신다”며 “개인적으로는 최백호 선배님을 좋아하는데 먼훗날이라도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했다. 산예찬은 “항상 바르는데 아이유 선배님, 노래 작업이라기 보다는 조금 더 겸손하게 다가가자면 내 바이올린을 써주시거나 얹어만 주셔도 좋겠다”고 했고 신광일은 “래퍼 분들과 해보면 재밌을 것 같다. 박재범 선배님과 해보고 싶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루시는 올가을 새로운 음악을 예고하며 “아직 루시의 색을 못 잡았다고 생각하다가 모든 장르를 다 한번 루시색으로 해보고 싶다. 장르적으로 틀을 두지 않고 음악을 만들려고 하는데 기대해 달라”면서 “길거리에 모든 매장에서 우리 음악이 나오는 것이 꿈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대중화가 됐고 우리가 생각하는 모든 목표를 다 이룬 것 같다. 그리고 ‘슈퍼밴드’로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콘서트를 했는데 루시라는 이름으로 다시 그 장소에서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 주고 싶다”고 기대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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