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10승 도전\' 양현종, 웨스틴 브룩스...힘내라!
KIA 타이거즈 선발 양현종이 22일 광주 키움전에서 역투하고있다. 이날 KIA의 외국인 투수 브룩스의 아내와 자녀 등 가족들이 미국에서 교통사고로 인한 부상을 당해 브룩스가 급히 출국했고, 이에 양현종은 모자에 애런 브룩스의 아들 웨스틴 브룩스의 쾌유를 비는 마음으로 모자에 이름을 새긴 채 등판했다. 광주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KIA가 외국인 선수 에이스 애런 브룩스 없이 잔여경기를 치를 위기에 빠졌다. 팀이 처한 위기보다 가족이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한 브룩스의 시름이 훨씬 더 크다. KIA는 브룩스가 마음 편히 가족을 보살필 수 있도록 힘을 보탤 전망이다. 이미 지난 22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키움과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원 팀’이라는 것을 드러냈다.

KIA 선수들은 모자와 헬멧, 보호장비 등에 ‘다 잘 될거야’는 의미의 All is Well을 적었다. 지난 2009년 이른바 ‘발리우드 열풍’을 몰고온 라지쿠마르 히라니 감독의 인도 영화 세얼간이(3 Idiots)의 명대사이기도 하다. 영화에서 주인공들은 두려움이 생기거나 고난에 빠졌을 때 주문처럼 All is well을 외쳤다. KIA 선수들도 브룩스를 향해 ‘다 잘될거야’라는 메시지로 응원을 보내고 있다. 함께 기도하고 있으니 용기를 잃지 말라는 기도문인 셈이다.

[포토] KIA 김선빈, 하나는 잡았고...!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선빈이 22일 광주 키움전에서 0-1로 뒤진 6회 타자의 땅볼 타구를 잡아 1루 주자 이지영을 태그아웃시키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은 “브룩스가 안타까운 상황에 처했다. 심각한 사고였고, 부상자가 있다고 들었다. 우리 삶에는 야구보다 훨씬 중요한 것들이 많다. 브룩스가 사고 소식을 접한 뒤 ‘날개가 있다면 바로 날아가고 싶다’고 할 정도로 좋지 않은 상황이었다”며 “야구보다 브룩스의 가족을 먼저 생각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마음은 경쟁 팀 선수단에도 전해졌다. 이날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된 키움 한현희는 “인사 정도만 하는 사이였지만 KBO리그에서 함께 뛰는 동료다. 브룩스의 가족이 무사하기를, 빨리 회복하기를 기도한다”며 마음을 전했다. 키움 선수단은 이날 승리 세리머니를 최대한 자제하는 등 동료애를 드러냈다. 롯데 외국인 투수 댄 스트레일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브룩스의 소식을 들었을 때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 친한 친구이자 같은 아버지 입장에서 브룩스의 심정이 어떨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매일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겠다’고 전했다.

[포토] KIA 최형우,
KIA 타이거즈 최형우가 22일 광주 키움전에서 타격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모두가 한 마음으로 브룩스와 그의 가족을 위해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고 있지만, 현실의 시간은 유수처럼 흘러간다. 어쨌든 시즌은 치러야 하고,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도 해야한다. 윌리엄스 감독은 “갑작스러운 일이라 브룩스를 대체할 투수를 정하지도 못했다. 전력분석팀에서 작성한 선수 리포트가 있으니 이를 토대로 코칭스태프와 상의 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에이스 한 명을 잃었지만 포스트시즌 지출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의지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선수들도 더 집중하는 수밖에 없다. 선발 한 자리는 젊은 투수 여럿이 힘을 합쳐 채우고, 야수들도 한 발 더 뛰는 플레이로 브룩스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 녹록치 않은 일정이지만, 힘을 내야만 한다. 선수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새긴 ‘All is well’은 브룩스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이자 팀의 방향성이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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