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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전북 현대가 지긋지긋한 FA컵 징크스와 결별할 기회를 잡았다. 이제 딱 두 계단만 더 오르면 된다.

전북은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성남FC와의 2020 하나은행 FA컵 4강에서 결승 진출에 도전한다. 7년 만의 FA컵 결승에 오를 절호의 찬스다. 전북은 FA컵과 인연이 없는 팀이다. K리그 최강팀으로 최근 3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도 두 번이나 정상에 섰지만 FA컵 우승 트로피는 15년 전인 2005년 이후 단 한 번도 얻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결승에 진출한 해도 2013년으로 오래 전이다. 지난 5년간은 32강에서 8강을 오가며 조기 탈락하는 경우가 많았다. 팀 전력에 비해 유난히 FA컵에서는 약했던 팀이 바로 전북이다.

공교롭게도 전북과 성남은 6년 전 준결승에서 만난 적이 있다. 당시엔 시민구단으로 전환한 성남이 전북을 잡고 결승에 오르며 우승을 차지, 구단의 기틀을 마련했다. 반면 전북은 성남 우승의 조연 구실을 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6년 만의 복수혈전이 이뤄지는 셈이다.

전북은 현재 K리그1에서 울산 현대와 우승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K리그 최초 4연패를 위한 레이스를 이어가는 중인데 FA컵도 포기할 생각이 없다. 애초에 올시즌 목표는 3개 대회 우승인 트레블이었고, 못해도 2개 대회에서 정상에 선다는 계획이었기 때문에 이번 FA컵 4강전도 전력투구해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ACL의 개최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K리그1에서도 울산에 밀리고, 만에 하나 FA컵 트로피까지 놓친다면 전북은 자칫 무관으로 시즌을 마감해야 할지도 모른다. 어느 것 하나 포기할 수 없는 배경이다. 특히 오랜 기간 차지하지 못했던 FA컵 챔피언 타이틀은 욕심이 난다.

분위기는 좋다. 전북은 최근 K리그1에서 연승을 거두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이달 초까지만 해도 리그에서 3경기 무승(1무2패)으로 침체돼 하락세를 탔지만 21라운드 울산전 승리 이후 공기를 바꾸며 선두 싸움에 불을 지폈다. 경고누적 징계로 주말 리그 경기에 결장한 핵심 미드필더 손준호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모처럼 100% 전력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다. 다만 방심은 금물이다. 전북은 이미 성남에 발목을 잡힌 쓰라린 경험이 있다. 지난 5일 탄천 원정에서 0-2로 무득점 패해해 치명타를 입었다. 불과 2주 전 이야기라 전북이 승리를 낙관하긴 어렵다. 방심하지 않고 결승 진출을 위해 힘을 쏟아야 할 전망이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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