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김현수, 짜릿한 만루홈런
LG 김현수가 17일 잠실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만루 홈런을 친 뒤 그라운드를 달리고 있다. 서울 |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최민우 인턴기자] 2020KBO 프로야구 타격 개인타이틀 경쟁이 ‘외인천하’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김현수(32·LG)가 국내선수의 자존심을 지킬 유일한 대항마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현재 KBO 타격 시상기록인 타율, 홈런, 타점, 도루, 득점, 안타, 출루율, 장타율 등 8개 부문 중 5개 부문의 1위에 외인 타자의 이름이 올라있다. 지난 시즌 두산의 통합우승 주역인 페르난데스(32)가 타율 0.357, 안타 164개로 타율 최다안타 1위에 올라있다. 또 올 시즌 KT의 창단 후 최고 순위,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고 있는 로하스(30)가 홈런 37개, 타점 104점, 장타율 0.673으로 3개 부문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현수는 21일까지 111경기에서 436타수 153안타 타율 0.351에 101타점을 기록중이다. 타율, 타점, 안타 부문에서 2위를 기록하고 있다. 타율은 1위 페르난데스에 0.006 뒤져 있고, 타점은 로하스보다 3점 모자란다. 안타수는 페르난데스보다 11개가 부족하다.

9월 들어 페이스를 보면 최다안타는 몰라도 타율과 타점 부문은 김현수가 충분히 따라잡을 가능성이 있다. 김현수는 9월 14경기에서 52타수 20안타 타율 0.385에 19타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페르난데스 68타수 21안타 타율 0.309를 기록했다. 경기당 안타 1개를 더 치고, 덜 치고에 따라 대략 타율 0.001이 오르락내리락하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30경기 내외에서 순위는 충분히 뒤바뀔 수 있다.

KT 로하스는 같은 기간 64타수 24안타 5홈런 16타점을 기록했다. 김현수보다 4경기를 더 뛰었지만 타점은 5개가 적다. 김현수의 역전 가능성이 커지는 이유다. 다만 LG가 KT보다 2경기를 더 치렀다는 점은 다소 불리하다. 또 타점이라는 게 앞에서 밥상을 차려주는 동료들의 조력도 절실히 필요해 섣불리 예단할 수는 없다.

역대 프로야구 시즌 중 타자부문에서 외국인타자가 이렇게 득세한 적은 없었다. 지난해 페르난데스가 최다안타, 제리 샌즈(키움)가 타점왕 타이틀을 차지하긴 했지만 타격왕과 홈런왕은 양의지(NC)와 박병호(키움)가 차지하며 국내선수의 자존심을 지켜냈다. 하지만 올해는 양상이 달라졌다. 키움 김하성이 득점 부문, 출루율 부문에서 KIA 최형우(0.423)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타율 홈런 타점과는 격이 다르다.외국인 선수에 맞서 토종 타자의 자존심을 살릴 수 있는 선수로 김현수가 주목받는 이유다. 외인 천하냐 국내 토종 타자의 자존심 회복이냐는 김현수의 성적에 달려 있다.

miru0424@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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