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탁구협회장 춘천 간담회 연합뉴스
유승민 IOC 선수위원 겸 대한탁구협회 회장. 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경무전문기자] “현재 전문선수, 지도자들은 즐겁게 운동하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다. 즐기는 스포츠를 떠나 본인들의 생존이 걸린 문제에 즐겁게 임할 수 있겠는가. 힘있는 사람 한마디에 팀 전체가 없어지고, 한순간에 수십명이 실업자가 되는데 특히 비인기종목은 팀수도 많지도 않아 타팀으로서 이적도 쉽지 않은 현실 속에 마냥 운동이 즐거울 수 만은 없을 것이다.”

대한탁구협회 회장인 유승민(38)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지난 2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 올린 글이다. 그는 최근 대한체육회에서 대한올림픽위원회(KOC)를 분리하는 문제 등을 놓고 벌어지는 정부 여당과 대한체육회의 갈등과 관련해 “요즘 너무 시끄러운 이 게임의 승자는 없다. 패자만 생길 것이다”면서 “이런 시끄러운 상황 속에 대접도 못받고 노심초사해야 하는 선수, 지도자들”이라고 우려했다.

유 회장의 이런 우려는 최근 경기도 이천시(시장 엄태준)가 정구(소프트테니스), 트라이애슬론, 마라톤 등 3개 실업팀의 연말해체를 일방적으로 결정한 이후 특정종목 모독(정구는 짱구)이 드러나는 등 파문이 확산되면서 나왔다. 그는 “제1회 청년의 날을 앞두고 청년선수들이 결정권자 한사람의 말 한마디로 무더기 실업자로 전락했다. 거기에 여태 헌신하고 꿈을 키워왔던 자기 종목의 모욕도 받은 채. 더욱더 조여가는 체육정책 속에 이때가 기회인양 연쇄 도미노식 학교운동부 해체, 직장운동부 해체 등이 앞으로 더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고 걱정했다.

그는 “이뿐 만이 아니라 아직은 파악중이지만 안타깝게도 탁구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했던 모팀도 사실상 해체됐다”고 털어놨다. 지난 7월엔 단양군 여자탁구팀이 해체를 결정해 탁구계를 충격에 빠뜨린 바 있다. 아무튼 이천시가 3개팀 해체 결정을 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비인기종목 팀들도 행여 그 여파가 자신들한테 미치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유승민 회장은 “정치논리에 따른 기싸움을 할 것이 아닌 지금, 현장의 이런 부분도 세심하게 귀기울이고, 불공정으로부터 힘없는 선수들을 보호할 제도적인 장치가 절실하게 필요할 때”라고 정부 여당과 체육계에 촉구했다. kkm100@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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