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고효준 \'이 악물고\'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18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롯데 투수 고효준이 6회 역투하고 있다. 2020. 9. 18.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어느덧 프로 19년차임에도 여전히 위력적인 공을 던진다. 롯데 베테랑 왼손투수 고효준(37)이 굳건히 마운드를 지키며 팀 역전승에 보탬이 됐다.

고효준은 18일 잠실 LG전 6회말 2사 2루에서 등판해 오지환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첫 아웃카운트를 올렸다. 7회초 롯데가 동점을 만들었고 고효준은 7회말 삼자범퇴를 달성하며 이날 투구를 마쳤다. 롯데는 8회초 이병규의 2타점 적시타로 역전승에 성공했다. 고효준 또한 올해 첫 승을 올렸다.

개인과 팀 모두에 의미있는 승리였다. 이날 승리로 롯데는 원정 6경기를 3승 3패로 마쳤다. 5강 진입 희망을 이어가며 앞으로 이틀 동안 NC와 3경기를 치른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오는 20일부터 선발투수 서준원을 불펜진에 합류시키며 불펜 업그레이드를 통한 승부수를 던졌다.

고효준 또한 시즌 막바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지난 3월 우여곡절 끝에 롯데와 프리에이전트(FA) 1년 계약을 맺은 고효준은 6월까지 두 차례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평균자책점도 13.50에 달했다. 모두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성적이었지만 포기하지 않았고 2군에서 불안했던 제구를 잡으며 반등했다. 7월 31일부터 9월 8일까지 꾸준히 퓨처스리그 마운드에 오른 그는 지난 10일 1군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11일 삼성전부터 이날 LG전까지 3연속경기 무실점, 무볼넷, 무피안타로 활약 중이다.

경기 후 고효준은 “자칫하면 올해 아쉬운 해를 보낼 수도 있었다. 손가락 부상을 당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게 가장 아쉬웠는데 다행히 최근 야구가 잘 되고 있다. 2군에서부터 볼넷을 최소화한다는 목표를 세웠고 그게 1군에서도 잘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물론 언젠가는 안타도 맞고 홈런도 맞게 될 것이다. 하지만 볼넷은 계속 안 주고 싶다. 어떤 위치에서든 팀이 기회를 주시는대로 등판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고효준은 리그에서 투수로서 가장 많은 75경기에 출장했다. 3연투 횟수 또한 리그 최다였다. 그런데 여전히 수준급 구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를 두고 그는 “일단 내가 많이 나갔다는 것은 그만큼 팀에서 믿어주셨다는 뜻이다. 지난해 베테랑으로서 자랑스러웠다”며 “구위를 유지하는 부분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많이 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투수 중에는 웨이트가 맞는 경우가 있고 맞지 않은 경우도 있는데 나는 예전부터 웨이트를 좋아했고 웨이트가 효과가 있었다. 지난겨울에도 꾸준히 웨이트를 하면서 3㎏ 정도 증량을 했다”고 롱런 비결을 설명했다.

FA 시장에서 가장 마지막에 계약을 맺은 것을 두고는 “사실 이대로 그만둔다는 게 너무 아쉬웠다. 선수 생활에 미련이 남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겨울에도 꾸준히 훈련했다”며 “선수생활의 끝이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으니까 롯데에서 끝을 내고 싶다. 미련이 남지 않을 때 은퇴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라고 밝혔다.

그만큼 매경기가 절실하다. 고효준은 “오늘 승리투수가 됐는데 공을 (김)원중이가 챙겨주더라. 사실 승리보다는 내 위치에 맞게 홀드를 올리고 싶다”고 웃으며 “나도 우리 팀 만큼이나 절박한 상황이다. 팀에서 원한다면 7연투도 괜찮다. 나도 우리팀도 시간이 없기 때문에 남은 경기 함께 잘 해내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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