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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손흥민(왼쪽)이 지난 14일 에버턴과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상대와 볼 다툼하고 있다. 런던 | AFP연합뉴스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5년 전 초심으로 돌아간다.

손흥민(28·토트넘)이 빅리거 새 역사의 출발점 노릇을 한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무대에 다시 선다. 그는 18일 오전 1시(이하 한국시간) 불가리아 제2도시 플로브디프에서 로코모티프 플로브디프를 상대로 2020~2021시즌 유로파리그 2차 예선 출격을 대기한다.

토트넘은 지난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6위를 기록하면서 유럽클럽대항전 최상위 격인 챔피언스리그 대신 한 단계 아래인 유로파리그 2차 예선 진출권을 손에 넣었다. 최근 4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으면서 준우승(2018~2019시즌)까지 경험한 손흥민으로서는 다소 허전한 마음이다. 하지만 아직 리그는 물론 유럽클럽대항전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한 손흥민에겐 올 시즌 유로파리그도 유의미한 도전이다.

더구나 유로파리그는 손흥민이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기록의 사나이’로 불리며 빅리그 아시아 선수 새 족적을 남기는 데 디딤돌이 된 무대다. 지난 2015년 8월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을 통해 EPL에 입성한 그는 유로파리그에서 데뷔골을 터뜨렸다. 그해 9월18일 유로파리그 조별리그 J조 1차전 카라바흐(아제르바이잔)전에서 동점골과 결승골을 연달아 해내면서 3-1 완승을 이끈 적이 있다. 자신감을 품은 손흥민은 이틀 뒤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전에서 EPL 데뷔포까지 터뜨리며 성공시대를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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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토트넘 훗스퍼 홈페이지 캡처

지난 시즌 손흥민은 단일시즌 첫 EPL ‘10골·10도움’과 전 대회 한 시즌 최다 공격포인트(30개·18골12도움)를 만들어 냈다. 이제까지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전 대회 229경기를 뛰며 85골(47도움)을 터뜨린 그는 독일 분데스리가 시절 49골(14도움)을 보태 지난 시즌 차범근 전 대표팀이 보유한 한국인 유럽파 최다골(121골) 기록을 경신한 적이 있다. 동경하던 EPL 클럽 유니폼을 입고 차 감독의 기록을 넘기까지 5년 전 유로파리그에서 해낸 토트넘 데뷔골이 큰 동력이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챔피언스리그와 다르게 유로파리그에서는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토트넘 입단 첫해였던 2015~2016시즌엔 16강에서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 벽을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2016~2017시즌엔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면서 유로파리그로 밀려났는데 32강에서 짐을 쌌다. 손흥민은 유로파리그에서 통산 9경기 3골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은 지난 14일 에버턴과 새 시즌 EPL 개막전에서 0-1로 졌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라도 이번 불가리아 원정이 중요하다. 더구나 유로파리그 2차 예선을 치른 뒤 이틀 만인 20일 사우샘프턴과 EPL 2라운드 원정 경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어 23일 레이턴 오리엔트(4부)와 카라바오컵 3라운드가 예정돼 있고, 유로파리그 2차 예선에서 이기면 3차 예선은 25일 치러야 한다. 그리고 다시 이틀 만인 27일 뉴캐슬과 EPL 3라운드 홈경기가 잡혀 있다. 또 30일엔 카라바오컵 4라운드에 나설 수도 있어 9월 최대 7경기 지옥의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경기당 1골(4경기 4골)씩 터뜨린 손흥민은 에버턴전에서 아쉽게 침묵했다. 유로파리그를 통해 최대한 이르게 시즌 마수걸이 포를 해내면 그만큼 한결 부담을 덜고 강행군을 소화할 수 있다. 그의 시선이 어느 때보다 플로브디프에 향해 있는 이유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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