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상수, 5회 만루서 2타점 적시타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 경기가 1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삼성 김상수가 5회초 2사만루 2타점 좌전안타를 친 후 강명구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허삼영 감독 체제로 첫 시즌을 맞이한 삼성은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선발 라인업 변화를 겪은 팀이다. 선수 구성상 한 발 더 뛰면서 득점하는 ‘짜내는 야구’를 해야했고, 데이터 야구를 중시하는 허 감독 특성상 상대 선발 투수에 따른 맞춤형 라인업을 짜기 위해 매번 타순 변동이 일어났다.

주로 테이블세터로 활약했던 김상수도 시즌 초반엔 5번 타자로 낙점됐다. 한 방을 때려낼 수 있는 거포형 타자가 삼성엔 부족했고, 허 감독은 콘택트 능력이 좋고 일발장타력도 갖춘 김상수를 클린업트리오에 포함시켰다.

하지만 박해민이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겪었고, 테이블세터로 배치된 다른 선수들이 출루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5번 타자’ 김상수 프로젝트는 얼마가지 않아 수정될 수 밖에 없었다. 허 감독은 “앞에서 출루가 이뤄지지 않으니 김상수를 5번 배치한 효과도 나올 수가 없었다”면서 계획을 수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허 감독도 박해민-김상수 테이블세터가 가장 이상적인 조합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는 “(박)해민이가 기동력을 살리고 (김)상수가 해결하거나 찬스를 중심타선에 연결해주는게 가장 좋은 시나리오였다”고 말했다. 그렇게 5번 타자 자리를 내려놓은 김상수는 박해민과 테이블세터를 이뤘다. 하지만 박해민이 극심한 부진에 빠지면서 리드오프로서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고, 결국 출루율과 타격 컨디션이 가장 좋은 김상수가 1번 타자를 맡기 시작했다. 허 감독은 “상수가 1번에서 치게 된 것은 해민이의 초반 부진에 대한 해결책이 없어서 한 결정한 것”이라며 고육지책이었다고 밝혔다.

팀 사정상 어쩔 수 없이 떠돌이 신세가 됐던 김상수는 드디어 2번 타자로 자리를 잡았다. 박해민이 본격 각성하면서 부터다. 6월부터 상승곡선을 그린 박해민은 체력적으로 한계가 찾아오는 7, 8월에도 3할 타율을 유지하면서 본래 명성을 되찾았다. 박해민이 고정 리드오프로 복귀하니 김상수도 자연스럽게 2번 타순에 고정됐다. 허 감독이 바랐던 이상적인 테이블세터가 가동되기 시작한 것이다. 허 감독은 “해민이가 최근 3경기 연속 첫 타석에서 장타를 때리면서 기회를 열어준게 득점으로 이어졌고, 3연승의 비결이 됐다”며 박해민의 활약을 칭찬했다. 박해민의 각성과 함께 찾은 자기자리에서 김상수도 훨훨 날아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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