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NC 다이노스, 키움 추격에... 갈 길 바쁜데...
노진혁 등 NC 다이노스 선수들이 15일 잠실 두산전에서 3-7로 패한 뒤 덕아웃에서 짐을 챙겨 퇴장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선두가 독주를 해야 다른 팀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다.”

판세 분석에 능한 한 감독은 “승률 3할 언저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압도적인 꼴찌가 있으면, 중위권 혼전이 불가피하다. 이럴 때 선두가 독주를 해 치고 나가버려야 다른 팀이 상대적으로 편하게 시즌을 치를 수 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우승 욕심을 버리고, 포스트시즌 진출에 포커스를 맞추면 선수단 운용법도 달라진다. 무리한 운영보다 가을 잔치를 대비한 선택과 집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확실한 약체가 있으면, 이 팀과 대진 일정을 고려해 마운드 운용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꼭 그런 것은 아니지만, 감독들의 시즌 구상은 대체로 비슷하다.

올해는 두 팀이 최하위권에 처져있다. SK가 최근 5연승을 내달려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이미 8위 삼성과 13.5경기 차(15일 현재)로 벌어졌다. 1위 NC부터 8위 삼성까지 13경기 차인 것을 고려하면, 삼성이 역전 우승할 확률보다 SK가 8위로 올라설 확률이 더 낮다. 사상 초유의 시즌 100패가 유력해 보이는 한화는 남은 37경기에서 15승을 따내야 100패를 면한다. 승률 0.405로 선전(?)해야 하는 수준이다.

확실한 약체가 두 팀이나 있는데도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 NC와 키움은 승차없이 경쟁 중이고 그 뒤를 두산과 LG KT가 최대 4경기 차로 추격 중이다. 6위 KIA도 선두와 5.5경기 차라 흐름을 한 번 타면 최소 3위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희망을 품고 있다. 역설적으로 시즌 초반부터 선두 고공행진을 하던 NC가 독주하지 못한 게 중위권이 아닌 선두권 혼전으로 판세를 뒤바꾼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NC는 7월까지 승률 0.672로 2위 키움에 6경기 앞선 단독 선두였다. 문제는 시즌 초반부터 반환점을 돈 시점까지도 6경기 이상 격차를 벌리지 못해 2위그룹에게 추격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겼다. 8월이후 치른 35경기에서 승률 0.441에 머물러 승차를 스스로 지운 꼴이 됐다. 타격에 비해 마운드가 약해진 것이 원인이지만, 올해처럼 특수한 시즌에는 모든 팀이 선수난에 허덕일 수밖에 없다. NC만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야구팬 입장에서는 선두 독주 채제가 형성되지 않은 것이 반가울 수 있다. ‘집관’으로도 나름의 흥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얕은 선수층 등을 고려하면 마냥 반가워할 수만은 없다. 순위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면 무리할 수밖에 없고, 자연스럽게 경기력이 떨어진다. 시즌 끝까지 이런 현상이 이어지면, 역설적으로 가을잔치가 허무하게 끝날 가능성도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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