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힘차게 공 뿌리는 KIA 양현종
KIA 양현종이 1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KIA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힘차게 공을 던지고 있다. 2020. 8. 11.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지난해 KBO리그 평균자책점 부문 1위는 KIA 양현종(32)이다. 양현종은 평균자책점 2.29를 기록하며 당시 두산에서 뛰었던 조쉬 린드블럼(2.50)과 SK에서 뛰었던 김광현(2.51)을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시상식 기간이었던 2019년 12월 양현종은 2020시즌 이후 빅리그 진출 의사를 비췄다. 두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만큼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세계 최고 무대에 도전할 뜻을 드러냈다.

그로부터 약 9개월이 지났고 양현종과 한국에서 정상대결을 벌였던 김광현과 린드블럼이 최고 무대에서 자웅을 겨뤘다.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소속으로, 린드블럼은 밀워키 소속으로 지난 15일(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밀러파크에서 나란히 선발 등판했다.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는 김광현은 7이닝 무실점, 린드블럼도 5이닝 무실점으로 각자의 임무를 완수했다.

최근 국제대회마다 양현종과 대표팀 원투펀치를 이룬 김광현은 이날 호투를 앞세워 평균자책점을 0.63까지 끌어내렸다. 최근 몇 년보다 패스트볼 구속은 하락했음에도 KBO리그보다 넓은 스트라이크존과 상대 타자들이 김광현에게 느끼는 생소함, 그리고 최고 포수 야디어 몰리나와 호흡 등을 통해 빅리그에서도 수준급 활약을 펼친다. 만일 김광현이 다소 떨어진 구속을 이듬해 되찾는다면 류현진이 그랬던 것처럼 최고 무대에서 더 뛰어난 투수로 발돋음할 수 있다.

Cardinals Brewers Baseball
세인트루이스 김광현이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해 다부진 표정으로 투구하고 있다. 밀워키(미 위스콘신주) | AP연합뉴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양현종에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김광현과 린드블럼 뿐만 아니라 지난해 메릴 켈리도 KBO리그에서 활약을 빅리그로 고스란히 이어간 바 있다. 이들 모두 구위에서는 빅리그 특급으로 평가받지 못해도 수준급 운용 능력을 앞세워 경기를 풀어간다. 양현종 또한 패스트볼, 슬라이더, 체인지업에 커브까지 네 가지 구종을 앞세워 경기를 끌고 간다. 올해 다소 부침을 겪었으나 8월부터 치른 7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2.85로 정상궤도에 올랐다. 패스트볼 평균구속은 지난해보다 2㎞ 가량 높게 측정되고 있다.

준비는 어느정도 마쳤다. 양현종 에이전시 스포스타즈는 양현종의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김현수의 빅리그 진출을 진행했던 리코 스포츠와 손을 잡았다. 양현종이 빅리그 팀과 계약할 경우 스포스타즈와 리코 스포츠, 그리고 리코 스포츠와 협력 관계에 있는 미국 에이전시 JP 스포츠 어드바이저까지 에이전시 세 곳이 힘을 합친다.

결국 변수는 시장 상황이다. 미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직격타를 맞으면서 메이저리그(ML) 또한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었다. 누구도 다가오는 FA 시장을 전망하지 못하는 가운데 양현종의 미래 또한 현재로서는 안개정국이다. 그래도 김광현이 지금 페이스대로 ML 첫 시즌을 마무리한다면 중저가 FA 선발투수를 노리는 빅리그 팀들은 분명 양현종을 응시할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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