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
LG 차우찬.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LG 토종 에이스 차우찬의 공백이 생각보다 길어지는 모양새다. 대체 선발 자원의 부진으로 차우찬을 향한 사령탑의 그리움도 커졌지만, 류중일 감독은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멀리 내다보며 차우찬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다.

차우찬의 최근 등판은 지난 7월 24일 라이벌 두산전이다. 당시 차우찬은 한 타자만 상대한 뒤 어깨 통증을 느껴 조기강판됐고, 검진 결과 어깨 염좌 진단을 받고 공을 내려놨다. LG는 “3~4주 공백이 예상된다”고 밝혔는데, 벌써 두 달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차우찬의 복귀 시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1군 말소 후 2군 등판 기록도 없다. 공을 던질 수 있는 몸상태가 돼야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설 수 있는데 아직 회복 속도가 더뎌 잠실 구장에서 훈련만 이어가고 있다. 언제 마운드에 오를지 알 수 없는 답답한 날들이 흘러가고 있다. LG는 차우찬의 이탈 공백을 루키 김윤식으로 메우고 있다. 8월부터 선발로 나서고 있는데, 7경기에서 1승(2패)밖에 거두지 못했다.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도 한 차례 뿐이다. 분전하고 있지만 안정적인 전력 구축과 향후 호성적을 위해선 차우찬이 반드시 필요하다.

삼성 사령탑 시절부터 차우찬과 한솥밥을 먹은 류 감독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그는 “아쉽다. 선발 로테이션을 꾸준히 지켜줘야할 투수가 (차)우찬인데 중요할 때 없으니 아쉽다”고 한숨을 쉬었다. 꼭 필요하지만 무리할 계획은 없다. 류 감독은 “급하게 땡겨서 쓸 생각은 없다. 본인이 괜찮다고 해야 향후 계획을 짤 수 있다. 복귀 시기가 언젠지는 지켜봐야할 듯 하다”고 말했다.

차우찬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꾸준함의 대명사’였다. 프로 데뷔 후 본격적으로 선발 투수로 자리잡은 2009년부터 삼성 유니폼을 입은 마지막 시즌인 2016년까지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삼성 왕조 구축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LG로 이적한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도 3연속시즌 두 자릿 수 승수를 거두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올해도 LG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아 대권 도전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 암초에 제동이 걸렸고, LG는 차우찬의 공백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 인내를 갖고 에이스의 복귀를 기다리고 있는 류 감독이지만 빡빡해지는 향후 일정을 고려했을 때 빠른 시일내 차우찬의 복귀 시점이 잡히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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