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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 주필러리그 2경기 연속 선발 출격한 신트트라위던 공격수 이승우. 출처 | 신트트라위던 SNS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다시 날아오를 채비를 갖췄다.

벨기에 프로축구 주필러리그(퍼스트디비전A) 신트트라위던의 이승우(22)가 2경기 연속 선발 출전해 동점골에 이바지했다. 이승우는 29일(한국시간) 벨기에 외펜 케어베크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정규리그 4라운드 KAS외펜과 원정 경기에 왼쪽 측면 공격수로 출격, 팀이 0-1로 뒤진 후반 38분 페널티킥(PK)을 얻어내는 데 결정적인 패스를 꽂았다. 역습 기회에서 동료의 전진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상대 2~3명이 압박했으나 절묘하게 돌아서며 이토 다쓰야에게 내줬다. 이토가 페널티아크 왼쪽을 파고든 스즈키 유마에게 연결했고, 스즈키가 상대 수비에 걸려 넘어졌다. 주심은 PK를 선언, 키커로 나선 스즈키가 동점골로 연결했다. 신트트라위던은 전반 13분 줄리앙 은고이에게 선제골을 허용했으나 12분 뒤 상대 수비수 조나탄 헤리스가 퇴장하며 수적 우위를 안았다. 하지만 상대 촘촘한 수비에 좀처럼 득점포를 터뜨리지 못했다. 그러다가 이승우의 패스 한 방이 효력을 발휘했고, 팀은 1-1로 비겼다.

이승우가 2경기 연속 선발 요원으로 나선 건 지난 2019~2020시즌 막바지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상반기 1경기 출전에 그친 그는 후반기 밀로스 코스티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입지가 달라졌다. 지난 2월28일 메첼렌과 스탕다르 리에주전까지 연속 선발 출전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여파로 시즌이 조기 종료돼 오름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는 케빈 매스캣이 부임했는데 프리시즌 평가전에서 왼쪽 윙어로 뛰며 2골을 넣어 다시 눈도장을 받는 듯했다. 하지만 개막 이후 2경기엔 일본의 ‘2000년생’ 신예 나카무라 게이토가 왼쪽 윙어 주전으로 나섰다.

신트트라위던은 지난 2017년부터 일본인 구단주가 이끌고 있다. 그 영향으로 올 시즌에도 5명(스즈키 유마, 나카무라, 이토 다쓰야, 마츠바라 코, 다니엘 슈미트)이나 일본 선수가 한솥밥을 먹고 있다. 아무래도 일본 선수가 중용될 수밖에 없는 분위기다. 이전 사령탑도 이 점에 불만을 품다가 구단주와 마찰을 일으킨 적이 있다. 매스켓 감독은 부임 전 이런 분위기를 극복하는 것과 관련해 구단주와 견해를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프리시즌부터 좋은 컨디션을 보인 이승우가 초반부터 나카무라에게 밀리면서 또다시 ‘일본세’ 희생양이 되는 듯했다.

하지만 이승우는 보란 듯이 경기력으로 주전을 ‘찜’하는 분위기다. 헨트와 개막 라운드에서도 후반 14분 나카무라 대신 교체로 들어가 결승골에 이바지한 적이 있다. 안더레흐트와 2라운드엔 기회를 잡지 못했으나 3라운드 오스텐데전에서 선발 기회를 잡은 뒤 공격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마침내 외펜과 4라운드까지 기세가 이어졌다. 비록 공격포인트는 올리지 못했지만 이날 팀 내 최다슛(4개)과 PK 동점골 도화선 구실을 했다. 특히 전,후반 내내 스즈키 등 동료 공격수들과 다양한 연계플레이를 시도, 선발 요원으로 녹아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이승우가 선발로 나선 사이 나카무라는 2경기 연속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그는 내달 13일 로얄 앤트워프를 상대로 유럽 커리어 처음으로 1부리그 3경기 연속 출전에 도전한다. FC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으로 주목받았지만 더딘 성장으로 유럽 무대에서 고전한 그가 확실하게 주전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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