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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작가 기안84. 출처|기안84 개인 SNS

[스포츠서울 안은재기자]웹툰작가 기안84(본명 김희민)가 최근 자신의 만화 ‘복학왕’에서 불거진 여혐 논란에 결국 고개를 숙였다.

하지만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진짜 반성이라는 걸 하긴 하는 거냐”는 반응과 “창작의 자유도 이해 못하다니”라며 맞서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3일 기안84는 웹툰 ‘복학왕’ 304화 ‘광어 인간’ 편 하단에 “작품에서의 부적절한 묘사로 다시금 심려를 끼쳐드려 정말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올렸다.

기안 84의 웹툰을 둘러싼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전에도 ‘복학왕’ 248회에서 청각장애인을 희화화해 논란이 됐으며 249회에서도 외국인 생산직 노동자 비하 등으로 비판을 받고 사과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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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안84는 앞서 지난 5월에도 ‘복학왕’으로 장애인 희화화 논란과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출처|네이버웹툰 ‘복학왕’ 캡처

이번에 문제가 된 내용은 ‘복학왕’의 ‘광어 인간2’ 에피소드다. 해당 에피소드는 여자 주인공 봉지은이 상사와 부적절한 관계로 대기업에 입사했다는 내용을 담아 논란을 빚었다.

특히 봉지은이 배 위에 조개를 올려놓고 깨는 장면은 성적인 의미를 연상케 해 여혐 논란이 일었다. 기안 84는 현재 해당 장면을 대게를 식탁 위에 올려놓고 깨 먹는 것으로 수정했다.

논란이 일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기안84의 웹툰연재를 중단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14일 오전 9시 관련 청원에는 총 8만 7000여명이 동의했다.

기안 84는 이에 대해 “지난 회차에서 일자리를 구하기 힘든 봉지은이 귀여움으로 승부를 본다는 설정을 추가하면서, 이런 사회를 개그스럽게 풍자할 수 있는 장면을 고민하다가 귀여운 수달로 그려보게 됐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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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복학왕’의 문제가 된 장면(왼쪽)과 그 수정본. 출처|네이버 웹툰 ‘복학왕’ 캡처

이어 “특히 수달이 조개를 깨서 먹을 것을 얻는 모습을 식당 의자를 제끼고 봉지은이 물에 떠 있는 수달로 겹쳐지게 표현해보자고 했는데 이 장면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못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관련 논란으로 그림은 대폭 수정됐다.

그는 “또 캐릭터가 귀여움이나 상사와 연애로 취직한다는 내용도 독자분들의 지적을 살펴보고 대사와 그림도 추가 수정했다”라며 “더 많이 고민하고 원고작업을 했어야 했는데 불쾌감을 드려 독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은 여전히 갑론을박 중이다. 일부 누리꾼은 “무슨 되도 않는 변명이냐. 예전부터 꾸준히 논란있는 표현 쓰더만. 대체 반성이란 걸 하는 건지”, “귀여움으로 승부? 대체 어느 사회에서 귀여우면 취직시켜주나요”라고 비판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창작의 자유”라고 봐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성관계를 대가로 이득을 취한다는 사회 비리를 비꼬는 게 아니냐”, “만화도 모든 사람들의 윤리의식에 맞춰 그려야 하냐. 너무 간 것 같다”는 등의 반응도 존재했다.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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