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전 위닝시리즈 지켜낸 고우석
LG 고우석이 지난달 2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두산과 LG의 경기 9회말 1사 1,2루 상황에서 두산 대타 오재원을 병살로 잡아내며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유강남과 하이파이브를 나누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복귀 후 빠르게 페이스를 올리고 있다. 지난해 35세이브를 올렸을 때의 구위를 선보이며 후배 정우영과 승리공식을 다시 완성했다. 그러면서 매년 신인투수들이 합류하는 모습을 보고 밝게 웃었다. LG 마무리투수 고우석(22)이 비로소 제대로 시즌을 시작하는 소감을 밝혔다.

구단 전체에 희망을 안겼다. 고우석은 지난 5일 광주 KIA전에서 올해 최고 투구를 펼쳤다. 9회말 마운드에 올라 패스트볼 최고구속 153㎞를 찍었다. 패스트볼 외에 슬라이더와 커브도 자유롭게 섞으며 3탈삼진 삼자범퇴로 세이브를 올렸다. 고우석은 6일 전날 상황을 돌아보며 “경기를 마치고 하이파이브를 하는데 형들이 나보다 더 좋아하는 느낌이 들었다. 형들이 마치 자기 일처럼 기뻐해줬다”며 “나 역시 (홍)창기형의 결승홈런과 (이)민호의 선발승을 지킬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고 웃었다. LG 류중일 감독 또한 “우석이가 정말 대포알 같은 공을 던지더라. 참 보기 좋고 즐거운 경기였다”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불펜진이 정우영 한 명에게만 의존하며 흔들렸던 7월을 지나 100% 컨디션을 찾은 고우석과 함께 상승세를 기대한 류 감독이다.

시즌 전 고우석은 유력한 구원왕 후보였다. 지난해 세이브 하나 차이로 타이틀 획득에는 실패했지만 역대 최연소 30세이브 달성자가 됐다. 마무리투수 완장을 차자마자 구위와 제구력이 동반상승하며 향후 LG의 10년을 책임질 클로저로 우뚝 솟았다. 하지만 올해 개막을 앞두고 제구 난조에 시달렸고 개막 후 열흘도 지나지 않아 무릎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랐다. 당초 수술시점인 5월 중순에서 3개월 이탈이 예상됐지만 빠른 회복과 재활로 2개월 만에 돌아왔다.

고우석은 현재 컨디션에 대해 “수술 후 체중을 감량하기로 했다. 무릎 부담을 생각해 지금 체중에서 더 나가면 안 된다고 봤다”며 “가장 많이 나갈 때와 비교해 약 10㎏ 감량했는데 효과가 좋은 것 같다. 최근 다시 2㎏ 정도 늘었는데 심리적으로 몸이 가볍다고 느껴지고 수술 후유증도 빨리 떨쳐냈다는 느낌도 든다. 투구시 몸이 더 빠르게 움직인다는 생각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변화구 컨트롤이 잘 되고 있다. 패스트볼 컨트롤이 안 될 때 변화구로 승부할 수 있을 정도”라며 “물론 패스트볼이 올라와야 변화구도 빛을 본다. 그래도 변화구 감각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고 최근 패스트볼도 올라오면서 더 효과가 있는 것 같다”고 꾸준히 패스트볼과 브레이킹볼을 섞을 것을 예고했다. 세 번째 구종인 커브에 대해선 “언젠가는 제구가 잘 될 것이라고 믿고 꾸준히 커브 훈련을 한다. 이제 조금씩 되는 것 같다. 감을 잃지 않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고우석 다독이는 이성우[포토]
LG 포수 이성우가 지난달 29일 2020프로야구 LG트윈스와 SK와이번스의 경기를 마무리한후 고우석을 격려하고 있다. 2020.07.29.

수술로 사실상 전반기가 무산된 만큼 특별한 개인 목표는 없다. 오로지 팀만 바라본다. 고우석은 “부상이 없었다면 정규시즌 기록에 집중했을 것이다. 그러나 전반기를 그냥 넘기고 말았다. 앞으로 블론세이브를 최소화하고 팀 승리를 이끄는 게 목표다. 그러다보면 어느정도 기록은 따라올 것”이라며 “숫자에 대한 생각은 버렸지만 포스트시즌은 기대하고 있다. 포스트시즌에서 최고 컨디션을 유지해 정말 잘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마지막으로 고우석은 매년 더 젋어지는 마운드에 대한 생각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그는 “처음 프로에 입단했을 때 선배님들이 ‘너만한 신인투수는 3, 4년에 한 번 들어온다’고 했다. 하지만 지금 보니 매년 3, 4년에 한 번 온다는 신인들이 합류한다. 지난해 우영이부터 올해 (이)민호, (김)윤식이까지 잘 하는 후배들이 계속 들어온다”고 웃었다.

지난해 LG의 최대 수확은 마무리투수 고우석과 필승조 정우영·김대현이었다. 올해는 신인 이민호, 김윤식이 토종 선발 원투펀치로 자리매김하는 청사진을 그린다. 이들이 성장하는 만큼 LG가 정상으로 향하는 길도 활짝 열릴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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