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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출국장의 중국항공사 카운터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항공업계가 코로나19 여파가 본격 반영되는 2분기에 암울한 성적표를 받을 전망이다. 여객수요가 급감한 영향이 큰데 대형항공사는 화물부문이 실적을 방어해 최악의 위기는 면할 전망이다. 하지만 국내선 확대로 겨우 버텨온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적자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는 화물 부문 실적 호조 덕분에 깜짝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에서는 대한항공은 18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고, 아시아나항공은 손실 폭을 크게 줄이거나 흑자 전환할 것으로 추정했다. 일부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8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1분기 2082억원보다는 크게 줄어든 수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1분기보다 2분기에 더욱 개선된 실적을 보인 이유는 국제선 매출이 90% 가량 급감했지만 화물 사업 비중을 늘리면서 실적을 방어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이후 전체 여객수가 지난해보다 90% 이상 줄어들면서 양사는 화물 매출 비중을 기존 20% 수준에서 26% 이상으로 늘렸다. 대한항공의 화물 부문의 매출은 전체 매출의 절반이 넘는 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화물 수요보다 공급이 크게 줄면서 화물 운임도 올해 2~3배 가량 올랐다. 이외에도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고, 대부분의 직원들이 순환휴직에 들어가는 등 인건비 절감도 일부 반영된 결과로 관측된다.

여객 중심의 수요로 운영되는 저비용항공사들에게는 2분기 먹구름이 더욱 짙어질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제주항공 2분기 실적을 매출액 777억 원에 영업손실 832억 원, 당기순손실 591억 원으로 전망했다. 매출액만 따져볼 때 지난해보다 2000억원 이상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주항공의 반기 영업손실 규모는 1505억원으로 예상된다. 티웨이항공과 진에어 등도 모두 500억원 수준의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근 LCC는 적자폭을 줄여보고자 국내선 확대에 적극 나섰지만 유류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하고라도 국내선만으로는 수익을 내기 열악한 상황이다. 게다가 LCC간 출혈경쟁까지 벌어지면서 더욱 이익을 내기가 어려워졌다.

하반기에는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3분기는 성수기 시즌인데다 화물 비수기 시즌이라 경영상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또한 화물 비중을 늘린 효과가 제한적이고, 여전히 매출의 상당 부분은 여객 수요에서 나오기 때문에 수익을 늘리는데 한계가 있어서다. 대한항공은 오는 3분기 327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LCC들도 마찬가지로 별다른 수익 확보 방안이 없는데다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마저 중단되면 더욱 실적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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