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오승환, 모자 안쪽을 흘깃?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올시즌 ‘철벽 불펜’을 앞세워 상반기 돌풍을 이끌었던 삼성이지만, 시즌 반환점을 앞두고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리그 4위까지 올라서며 반전을 일궈가는 듯했으나, 4일 현재 8위까지 내려앉으며 하위권 팀들과 경쟁 중이다. 5위 KIA와의 격차는 4.5경기까지 벌어졌다. 삼성의 최대 무기였던 불펜진의 붕괴가 가장 큰 부진 요소다. 6월 4.42로 2위를 수성했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4일 현재 7.09까지 치솟았다. 강점이 무너지니 붕괴도 순식간이었다. 7월 이후 팀 성적은 10승 14패로 고전 중이다.

사령탑이 꼽은 해결사는 베테랑 마무리 오승환(38)이다. 마운드 리더이자 마무리 투수로서 후반기 또 다른 반전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4일 잠실 두산전을 앞둔 허 감독은 “투수 쪽에서는 오승환이 잘해줘야 한다. 결국, 마무리 투수가 중심을 잡아야 팀이 원활하게 돌아간다. 구심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책임을 부여했다.

사실 오승환의 흐름도 안정적이진 않았다.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은 6.94. 마무리투수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표다. 지난달에는 홈에서 유독 부진했다. 15일 대구 KIA전에서는 1.1이닝 동안 3실점하며 패전 투수 멍에를 썼고, 29일 대구 한화전에서도 1이닝 1안타 1실점으로 흔들렸다. 사령탑 입장에선 믿고 지켜보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필승조 한 축을 맡았던 최지광은 최근 10경기 평균자책점 5.87로 흔들리고 있고, 우규민도 10.57을 기록하며 고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허 감독은 오승환의 최근 두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며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현 불펜진에서 가장 믿을만한 자원이라 판단했고, 최근 두 경기 모두 2이닝씩 맡기며 마무리투수 이상의 역할을 맡겼다. 오승환은 지난달 30일 한화전에서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2일 키움전에서는 2이닝 2탈삼진 2실점(2자책)을 기록한 바 있다. “오승환이 시즌 중반에 비해 최근 두 경기에서 구위가 많이 올라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한 허 감독은 “팀 상황이 오승환에게 2이닝을 맡길 수밖에 없었다. 제일 강한 투수가 2이닝 정도를 막아주는 게 맞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승환보다 나은 선수가 있었다면 오승환도 1이닝만 던져도 되지만 그렇지 않다. 최근 구위가 살아나고 있는 것도 명확한 사실”이며 그의 재기에 힘을 실었다.

허 감독은 후반기 반전을 노리고 있다. “순위는 밑에 있지만, 이게 마지막은 아니다. 우리도 반전을 준비하고 있는 단계”라며 오승환을 중심으로 다시 올라설 것을 각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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