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아쉬운 함덕주, 승리를 지키긴 했는데...
두산 함덕주.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두산의 ‘불펜 악몽’이 다시 시작됐다.

올시즌 초부터 불펜 난조에 시달렸던 두산은 6월 트레이드를 통해 홍건희를 영입하면서 개편에 나섰다. 젊은 파이어볼러 채지선까지 1군 적응을 마친 후 새로운 필승조 한 축으로 자리를 잡았고, 성과도 나타나는 듯했다. 단독 2위를 굳혔던 지난달 19일까지는 불펜 평균자책점 3.97로 리그 2위까지 올라섰다.

그러나 잇따른 우취, 본격 시작된 더위로 체력 소모가 극대화되자 고스란히 불펜 부진으로 연결되는 모양새다. 연패 시작이었던 지난달 21일 키움전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탔다. 이 기간 두산은 8경기 5패(8월 2일 기준)로 처참한 성적표를 썼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7.81로 치솟았고, 불펜진이 등판한 27.2이닝 동안의 실점은 무려 24실점(24자책점)에 달한다. 이닝당 출루 허용률(WHIP)도 2.06까지 올랐다.

[포토] 두산 홍건희, 박병호에게 스리런 홈런을...
두산 베어스 홍건희가 2일 고척 키움전에서 7-2로 앞선 4회 등판해 박병호에게 스리런 홈런을 허용한 뒤 씁쓸한 표정을 보이고있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불안하던 뒷문이 완전히 무너진 건 8월 첫 경기였던 1일 창원 NC전이었다. 연장 10회까지 가는 접전 끝에 12-1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문제점이 뚜렷하다. 6회 이후 불펜진이 허용한 실점이 8점이다. 8회말 박치국이 노진혁에게 투런 홈런을 맞았고, 9회말 긴급 투입된 함덕주도 모창민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아 8-8 동점을 허용했다. 12-8 리드를 잡았던 연장 10회에도 마무리 이형범의 제구 난조로 1사 만루 위기까지 몰렸다. 유격수 김재호의 호수비가 없었다면, 승부는 또다시 뒤집힐 수 있었다.

이튿날 경기도 쉽지 않았다. 8회말 이현승이 강진성에게 역전 3점포를 맞으며 위기에 몰렸고, 9회초 간신히 득점을 만들면서 이틀 연속 연장 승부를 펼쳤다. 전날 투구수가 많았던 함덕주 이형범 박치국이 등판하지 못한 대신, 홍건희가 2이닝, 김강률이 1이닝을 더 던지면서 간신히 7-4 승리를 지켰다. NC와 3연전 기간 두산이 기용한 투수만 11명에 달한다. 위닝시리즈를 가져왔지만, 출혈은 클 수밖에 없다.

매시즌 우승 후보로 꼽혔던 두산의 아킬레스건은 언제나 불펜이었다. 올시즌도 예상은 빗나가지 않았다. 이형범이 5월 평균자책점 13.50으로 완전히 무너져 2군행을 통보받았고, 권혁 윤명준 등 기존 필승조까지 줄줄이 붕괴됐다. 5월 한 달간 두산 불펜 평균자책점은 7.58로 9위에 그쳤다. 6월부터 불펜에 새 얼굴을 수혈하면서 완성형 전력이 구축되는 듯했지만, 같은 문제에 휩싸이며 고민은 배가 됐다.

김 감독은 크리스 플렉센의 대체 선발로 낙점했던 박치국을 급한 대로 다시 불펜 자원으로 돌렸지만, 기존 선수들의 반등 외엔 마땅한 돌파구가 없다는 게 문제다. 6월을 이끌었던 필승조가 모두 무너지면 이닝을 믿고 맡길 자원이 없다. 김강률은 아직 밸런스를 찾는 단계고, 2군 자원은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두산은 3일 현재 키움에 밀려 3위로 뒤쳐져있다. NC전 극적인 승리로 반등 발판은 마련했지만, 6월의 안정감을 되찾지 못하면 순위 싸움도 벽에 부딪힐 수 있다. 불펜진의 부활이 반등의 유일한 해답이다.

younwy@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