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1타점 2루타 러셀의 기타 세리머니
키움 러셀이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두산과 키움의 경기 3회초 1사 2루 상황에서 두산 선발 유희관을 상대로 1타점 2루타를 친 뒤 기타를 치는 듯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0. 7. 30.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클래스를 증명한 에디슨 러셀(26)이 키움의 새 4번타자가 될까.

‘현역 메이저리거’ 타이틀에 걸맞는 초반 임팩트다. 지난달 28일 데뷔전에서부터 멀티히트에 2타점을 신고하더니 이달 2일 현재 타격 성적표가 타율 0.400(20타수 8안타) 1홈런 6타점 5득점에 달한다. 7월30일 두산전 한 경기를 제외하곤 모두 2안타 이상 기록했고, 31일 대구 삼성전에선 마수걸이포로 손맛을 보더니 이튿날에는 무려 3안타를 몰아쳤다. 5경기에 나서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는 상태다. 특히 “득점권에서 강한 편”이라던 자평 그대로 현재 팀 내 득점권 타율(0.625)에서 선두에 올라 있다. 아직 표본이 적긴 하지만, 해결사를 찾아왔던 키움엔 충분히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된다.

올 시즌 키움은 예년에 없던 고민에 빠져 있다. ‘4번타자’의 주인을 찾지 못하는 탓이다. 부동의 4번 박병호가 엔트리에 있긴 하나 유독 부진이 짙다. 개막 첫달부터 타격 슬럼프에 빠지더니 6월 한때 타율이 0.19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2군행 극약처방으로 살아나는 듯했지만, 7월 타율 0.247 6홈런 19타점 13득점으로 여전히 이름값다운 타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최근 키움 손혁 감독은 박병호 이적 이래 처음 6번까지 타순을 내렸다. 대신 올해 장타력에 눈뜬 이정후를 4번에 배치하고 있다.

러셀은 1군 합류 후 계속 3번타자로 출격 중이다. 올 시즌 대부분 이정후가 들어섰던 타석으로, 현재의 순서는 사실상 ‘플랜B’에 가깝다는 게 손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이정후가 비교적 타순에 상관없이 치는 타자라 4번에 놓긴 했으나, 박병호가 괜찮으면 박병호가 4번으로 돌아오는 게 가장 좋은 타선”이라며 “내가 투수라면 러셀 뒤에 강한 타자가 붙어서 나올 때 더 승부가 힘들 것 같긴 하다. 2번과 4번 사이에서 계속 고민하고 있다”고 여러 방안을 구상했다.

외인 타자가 4번을 치는 건 키움에 어색한 그림이 아니다. 2019년 타점왕 출신 제리 샌즈도 현재와 타선 전력이 크게 다르지 않은 상태에서 클린업으로 나서곤 했다. 러셀은 선수단 상견례 직후 기자들과 만나 “파워나 어프로치를 통해 장타를 만들 자신이 있다. 볼 카운트를 유리하게 끌고 가면 볼넷을 얻을 수 있고, 그렇다면 뒤에 있는 5번타자에게 연결하면 된다”고 4번에 대한 각오를 피력한 바 있다. 러셀이 현재와 같은 타격감을 계속 유지한다면 타순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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