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반가운 팬들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경기에서 관중들이 응원하고 있다. kangdc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프로야구단 롯데가 프로답지 않은 일 처리로 연일 시끄럽다.

롯데가 그라운드 밖에서 연거푸 구설수를 만들고 있다. 지난 30일 각 기관이 발표한 롯데 관련 보도자료만 5건이 쏟아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문화체육관광부, 부산광역시는 사직구장 사회적 거리두기 미흡 관련해 엄중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고, KBO는 여기에 미성년자 추행 혐의로 상벌위원회에 회부된 포수 지성준에 대한 징계까지 더했다.

먼저 거리두기 미흡으로 문제가 됐던 지난 28일 NC전 사직구장으로 돌아가 보자. 엄밀히 말해 롯데가 규정을 위반한 건 없었다. 만원관중 기준 10%인 2450석의 티켓만 판매했고, 상하좌우 한 칸씩 띄워 앉도록 좌석을 배치했다. 그러나 다른 구장과는 전혀 다른 풍경이 연출됐다. 대부분 좌석을 개방했던 다른 팀들과는 달리, 롯데는 외야석을 닫아놓은 채 3루는 익사이팅존만 예매를 허용했다. 이날 입장한 관중 1000여명 대다수가 1루 내야석에 앉았고, 최소 1m의 거리도 지켜지지 않았다.

구단으로서는 경제적인 선택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우여곡절 끝에 경기장 문을 열게 된 프로스포츠를 다시 무관중 위기에 빠뜨렸다는 점에서 현실 인식이 안일했다는 것도 부정할 수 없다. 게다가 롯데는 홈 구장 개방의 후발주자였다. 앞서 26일 잠실, 고척, 수원 등이 처음으로 관중을 들였고, 롯데는 고척 키움전을 치렀다. 27일 휴식일까지 합하면 이틀의 시간이 더 있었기 때문에 타 구단의 진행 후기를 점검하고 시뮬레이션을 돌려볼 여유는 충분했다. 실제로 개방 첫날 KT는 좌석에 테이핑을 하는 방식으로 관중들의 이동 가능성을 원천 차단해 박수를 받았고, 28일 첫 유관중 홈 경기를 준비하던 SK 마케팅팀 관계자들은 이날 수원을 방문해 제반 사항을 체크했다.

경기 재개 기다리는 롯데 팬들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2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 롯데 자이언츠 경기. 9회 초 NC 공격 때 많은 비로 경기가 일시 중단되고 있다. kangdcc@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사안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해 부랴부랴 사과문을 발표하고 대책안을 내놓았지만, 롯데를 향한 따가운 시선은 비단 프로야구계뿐만 아니라 다른 스포츠에서도 쏟아졌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가 “롯데 구단은 시즌 첫 관중 입장 경기에서 관중석 일부 구역에만 관중을 입장 시켜 사회적 거리두기에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KBO에 엄중히 경고하고 유사 사례 재발 방지를 위해 철저한 방역 수칙 이행을 요청했다”고 밝히며 “프로야구, 프로축구 등 프로스포츠 경기장에서 1m 이상 거리 두기, 좌석 내 취식 금지, 경기장 내 마스크 필수 착용 등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더욱 면밀하게 점검해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보수적인 방역당국을 설득해 겨우 관중을 들일 수 있게 한 체육계 노력이 롯데 때문에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뻔 했다.

number23tog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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