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강지윤기자] 2004년 영화 '분신사바'로 데뷔, 드라마 '잉여공주(2014)', 끝에서 두 번째 사랑(2016)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배우 한소영(34). MBC 일일드라마 '찬란한 내 인생'에서 남지애 역으로 열연 중인 그에게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바로 구독자 400만명을 목전에 둔 먹방 유튜버라는 것.


대다수 연예인이 유튜브에서 지지부진한 성적을 거두는 가운데, 한소영은 무명에 가까운 인지도로 1년 만에 390만이라는 경이로운 구독자 수를 달성했다. 그가 꼽은 채널 '쏘영'의 매력은 배우로서의 이미지를 내려놓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보여준다는 것. 재료를 만지며 소리를 지르고 크게 음식을 베어무는 내숭없는 모습에 '끼방정', '끼요미'라는 애칭이 생겼을 정도다.


산낙지부터 대왕문어까지, 그의 주 먹방 소재는 해산물이다. 영상의 도입부에 살아있는 생물을 보여주는 탓에 가학적이라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지만, 이는 직접 재료를 손질하고 요리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경차에 수조를 싣고 수산시장을 돌며 해산물을 공수한다고. "유튜브로 수익이 늘었지만 생활은 비슷해요"라던 그의 소탈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연기와 먹방, 행복한 이중생활 중인 한소영을 서울 양재동의 어느 카페에서 만났다. 배우 한소영의 연기 열정과 포부, 유튜버 쏘영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을 수 있었다.


Q. 배우 생활 중 유튜브, 그것도 먹방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10년 넘는 방송 생활을 했어요.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하며 나를 보여주고 싶은데 아시다시피 쉽지 않았죠. 한소영이라는 사람을 어떻게 알릴 수 있을지 고민해보니 유튜브가 가장 쉽겠더라고요. 가볍게 접근하고 싶어 먹방을 시작했죠. 요리하는 것도 먹는 것도 모두 좋아하거든요.


Q. 1년 만에 구독자 390만명을 돌파했어요. 놀라운 속도예요.


10만 구독자를 달성했을 때는 두렵고 무서웠어요. 20만이 넘어가고 100만이 되었을 땐 행동을 조심해야겠다고 생각했죠. 400만명까지 3만명 정도 남은 지금은 그 숫자가 가늠이 안 돼요. (웃음)


인기 비결은 진심이 아닐까요? 하루에도 유튜브엔 몇 만개의 먹방이 올라와요. 그 안에서 나만의 색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가식이 없어야 하죠. '배우라는 선입견을 깨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제대로 보여주자'라고 생각했어요.


Q. 유튜브 영상과 달리 매우 차분하네요. 이 모습과 영상 안, 어느 쪽이 실제와 가깝나요?


엄청나게 털털한 편이에요. 인터뷰라서 이렇게 입고 왔지만 트레이닝복 같은 활동적인 옷을 선호해요.


영상에서 보인 리액션 중 일부러 꾸며낸 것은 하나도 없어요. 제가 호기심이 많은데 겁도 많거든요. 살아있는 해산물을 만지다 보면 소리를 지를 수 밖에 없다니까요. 하하.


Q. 먹방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고 해산물을 어떻게 공수하나요?


조카의 해양생물 동화책을 보며 아이디어를 얻을 때도 있고 낚시를 좋아하는 지인들께 물어보기도 하죠. 인터넷도 활용하고 박물관도 가고요. 남해, 동해, 서해에 서식하는 물고기가 다 다른 거 아세요?


제 차 트렁크에 수조가 있어요. 가락시장, 노량진시장을 돌아다니며 수조에 생물을 넣어오죠. 그때부터는 시간 싸움이라 오자마자 촬영을 시작해요. 한번은 냉장고 밑에서 미꾸라지가 발견된 적도 있어요.


회 뜨는 것을 빼고는 제가 직접 요리해요. 이제 해산물만 던져주면 어떤 요리든 척척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Q. 구독자 절반이 해외 팬이라고요. 한국 대표 먹방 유튜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요.


외국 구독자들과 소통하다 보면 아직도 김치 외엔 한국 음식을 모르는 분이 많아요. 얼마나 다양하고 맛있고 예쁜 음식들이 있는데! '쏘영' 채널을 통해 음식으로 애국해야겠다고 생각했죠.


한국 해산물을 어디서 살 수 있느냐고 묻는 해외 팬분들이 많은데 통로가 없다는 게 아쉬워요. 우리나라의 맛있는 씨푸드를 널리 알리고 싶어요. 해양수산부에서 연락을 주셨으면 좋겠네요.(웃음)


Q. 월 수익이 상상 이상일 것 같은데요?


10년 넘는 연기 생활 동안 번 돈이 지금 한 달 수익도 안 돼요. 그때보다 풍족해진 건 사실이지만 생활하는 것은 똑같아요. 여전히 경차를 끌고 다니는걸요. 채널의 힘이 커진 만큼 영향력을 이용해 봉사하고 싶어요. 계획 중이에요.


Q. 충분한 수익이 보장되어있는데도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가 있나요?


원래 제 꿈이니까요. 돈 때문에 시작했다면 유튜브에만 집중하겠지만 아니거든요. 드라마든 예능이든 카메라 앞에서 저를 표현하고 싶어요.


Q. 2004년 데뷔 후 영화, 뮤직비디오, 방송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꾸준히 활동했어요. 성공에 대한 갈증이 있었을 것 같아요.


그 갈증이 저를 유튜브로 끌었죠. 배우를 꿈꾸고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한 번에 되는 것은 없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유튜버 쏘영을 만든 것은 배우 한소영의 10년이랍니다.


요즘 예능과 광고 쪽에서 연락이 많이 와요. 아침에 눈을 뜨면 하루가 시작되는 것이 행복할 정도예요. 신기해요.


Q. MBC 드라마 '찬란한 내 인생'에서 내연녀 남지애 역으로 열연 중이에요.


3년 만의 방송 복귀라 행복해요. 남지애는 푼수기가 살짝 있는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예요. 제 성격과 찰떡이라 대사가 잘 외워지는 거 있죠? 유튜브를 하며 더 밝아졌거든요.


내연녀라고 하면 보통 못되고 악랄할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어요. 그렇지만 누구나 그렇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잖아요. 환경 때문이든 아픔 때문이든 그 점을 의식하며 남지애의 서사를 서정적이면서도 귀엽게 표현하고 싶었어요.


Q. 배우로서 연기해보고 싶은 역할이나 출연하고 싶은 예능이 있다면요?


지금까진 밝고 톡톡 튀는 역을 주로 했다면 이젠 진심으로 울어보고 싶어요. 사람들에겐 저마다의 아픔이 있고, 그걸 진중하게 표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죠.


'전지적 참견 시점', '나 혼자 산다', '온앤오프' 같은 일상을 보여주는 예능에 출연하고 싶어요. 많은 분이 방송용 음식을 어떻게 구하는지, 평소에는 무엇을 하며 보내는지 궁금해하시거든요.


Q. 일일드라마에 유튜브까지, 모든 걸 해내는 한소영의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태어난 이래로 가장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어요. 그런데 잠을 못 자도 전혀 피곤하지 않아요. 일이 없어 힘들었을 때 정말 최선을 다할 테니 딱 한 번만이라도 내게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 기회가 왔고 절대 놓치고 싶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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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강지윤 기자 tangerine@sportsseoul.com, 유튜브·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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