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한화에 끝내기 승리 거둔 KIA 윌리엄스 감독
KIA 윌리엄스 감독(가운데)이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나지완의 끝내기 안타로 한화에 승리한 뒤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2020. 7.1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한화 사령탑이 외국인 감독이었으면 지금과 다를까.

한화에게 KIA는 타산지석이 될 수 있다. 시즌 개막에 앞서 KIA를 평가하는 눈은 냉정했다. 지난시즌 7위와 별반없는 순위를 예상했다. 그도 그럴것이 스토브리그에서 안치홍이 떠났고 전력보강은 없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개막하자 최고의 전력보강은 외인사령탑 맷 윌리엄스 감독으로 드러나고 있다.

윌리엄스 감독은 SK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낸 트레이 힐만 감독과 롯데에게 가을잔치를 선물한 제리 로이스터 감독을 소환한다. 외국인이 지휘봉을 잡으면 평균 이상을 한다는 점을 윌리엄스 감독 역시 현재까진 성공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외국인 사령탑이 가져오는 시너지 효과는 무엇일까. 최대장점은 각종 관계에서 자유롭다는 점이다. 모든 선수가 동일한 스타트 라인에서 출발한다. 실력과 기량만 있다면 선발 라인업에 들어갈 수 있다. 이는 선수단에 건강한 긴장감을 불러온다.

SK와 한화는 지난달까지 2할대 승률로 바닥을 전전했다. SK는 7월 들어 4할 승률로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한화는 여전히 최하위에 맴돌고 있다. 양 팀 모두 감독대행이라는 특수 상황이지만 결과는 다르다. 반등한 SK는 한화와의 격차를 6.5경기로 벌렸다.

만약 한화 감독이 KIA처럼 외인이었다면 뭔가 달라졌을까. 한화 2군 감독을 역임하기도 했던 야구원로 박용진 감독은 “그렇다”고 장담하며 그 배경으로 외인감독의 선진야구와 선수들과의 신뢰도에 주목했다.

[포토] 한화 최원호 감독대행, 수고 많았어...
한화 최원호 감독 대행이 두산전에서 승리한 뒤 이용규와 김범수 등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2020.06.14.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박 감독은 “미국은 국내보다 야구 역사가 길다. 백년이상 쌓인게 있다. 지도자가 갖춰야 할 학문이 정립되어 있고 자료도 깔려있다. 선수와 지도자 생활을 하며 선배로부터 전수받는 노하우도 많다”라고 했다.

그러나 국내 상황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고 짚었다. 박 감독은 “우리는 좋은 지도자와 감독이 많이 나오지 않았다. 본보기가 될 모델이 부족했다. 좋은 영향을 받을 흐름이 자체가 약했다”라고 강조했다. 롤모델이 될 사령탑 자체가 부족했다는 아쉬움이다.

박 감독은 공부하지 않는 일부 국내 감독의 자세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외인 감독들은 야구만 잘해서 성공한 사람들이 아니다. 무식하지 않다. 로이스터, 힐만 감독은 야구를 들여다보는게 탁월했다. 야구분석에 정통했다. 선수와 말은 통하지 않아도 어떤 스타일인지 성격인지 잘 파악했다. 그게 감독의 역량이다”라고 했다.

한화는 올시즌 초반, 그리고 감독대행으로 전환 직후에 선수 기용문제로 도마에 올랐다. 이 부분에서 박 감독은 신뢰도 하락을 자초한 선입견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몇몇 선수와 알력다툼이 있다해도 품어서 능력을 발휘하게 하는게 감독의 역량이다. 베테랑이고 무조건 배제하고 또는 신인이라고 기용하지 않는다면 그게 바로 선입견 야구”라고 지적했다. 장단기 플랜과 명확한 기준에 따라 선수를 기용하고, 그에 부합하지 못하면 다른 선수에게 기회를 주면 된다는 설명이다.

kenn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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