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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결국 공격수는 골로 말한다.

K리그에 살아있는 전설 데얀이 23개월만에 멀티골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시켰다. 특히 포지션 경쟁자인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드가가 결장한 경기에서 2골을 몰아친 것은 향후 주전 경쟁 판도에 변화를 줄 수 있는 터닝포인트로 평가받는다. 유독 더울때 좋은 활약을 보였던 그는 ‘여름 데얀’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올해도 7월 2경기(FA컵)에서 4골을 폭발시키며 별칭에 부합하는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데얀은 지난 5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선발출전했다. 올시즌 리그에서는 첫 선발 출전이다. 데얀은 김대원, 세징야와 함께 공격 삼각편대의 한 축을 책임졌다.

대구는 전반 초반 광주 이민기의 퇴장으로 인해 일찌감치 수적 우세를 점했다. 하지만 광주 공격수 펠리페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대구는 후반 들어 데얀을 앞세워 전세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1-1로 팽팽하던 후반 5분 츠바사의 킬패스에 이은 수비라인을 무력화시키는 침투로 1대1찬스를 만들었고, 침착하게 오른발로 마무리하면서 역전골을 터뜨렸다. 첫 골 이후 3분만에 추가골까지 나왔다. 공격진영 왼쪽에서 올린 김대원의 크로스를 골문 앞에서 높은 타점을 이용해 헤딩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데얀이 리그 한 경기에서 2골 이상을 기록한 것은 수원 유니폼을 입었던 2018년 8월 19일 전남전 이후 1년 11개월만이다.

데얀은 지난달까지만해도 조커로 역할이 한정돼 있었다. 게다가 리그 4~5라운드에서 결장하며 팀 내 입지가 줄어드는 듯 보였다. 하지만 6라운드 서울전에서 마수걸이 득점을 뽑아낸 뒤 지난달 21일 열린 수원전에서는 쐐기골을 터뜨리며 득점력에 시동을 걸었다. 지난 1일 열린 FA컵 3라운드 FC안양전에서는 올시즌 처음으로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렸고, 2골을 기록하며 해결사 본능을 일깨웠다. 그는 이어진 광주전에서 또 한번 멀티골로 ‘득점 몰아치기’의 강점을 보여줬다.

데얀은 지난해 K리그 10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에 실패했다. 3골에 그치면서 K리그 데뷔 후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우리 나이로 마흔인 그는 올해 대구로 이적하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데얀이 정조준하는 목표인 통산 200호골까지는 7골 남았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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