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형 3번홀 드라이버 티샷
KPGA 코리안투어에서 10대 돌풍을 예고한 김주형. 제공=KPGA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스포츠에서 새로운 스타의 등장은 늘 눈길을 끈다. 흥행부진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새로운 스타의 등장에 반색했다. 스타마케팅을 할 수 있을지가 걱정일 정도다.

‘무서운 10대’로 코리안투어 데뷔전에서 최연소 우승을 노렸던 김주형(18·CJ대한통운)이 남다른 실력으로 골프팬에게 청량감을 안겼다. 김주형은 지난 5일 막을 내린 코리안투어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최종라운드에서 연장접전 끝에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우승했더라면 최연소(18세 14일), 역대 두 번째 데뷔전 우승이라는 진기록을 모두 품에 안을 수 있었다. 비록 연장에서 1m 남짓 버디퍼트를 놓쳐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데뷔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서운 신인의 등장만으로도 코리안투어가 술렁이게 됐다.

김주형 2번홀페어웨이 공략지점을 바라보는
김주형은 자신의 강점으로 코스 매니지먼트를 꼽았다. 신중한 표정으로 공략지점을 바라보고 있는 김주형. 제공=KPGA

정확성과 비거리, 정교한 퍼트 등 골퍼가 갖춰야 할 기본기가 탄탄했다. 300야드 가까운 티샷을 페어웨이에 정확히 떨어뜨린 뒤 그린을 노리는 ‘정석’을 최대한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스스로도 “특별한 장점은 없지만 단점도 딱히 없다. 개인적으로는 코스 매니지먼트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코스 공략은 전략적으로 임해야 한다. 과감하게 해야 할 홀과 방어적으로 해야하는 홀을 계산한다”고 말했다. 계산에 따라 클럽을 선택하고, 최대한 실수를 하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대신 결정을 내렸으면 의심없이 샷을 한다. 아마추어 골퍼들이 가장 많이 듣는 얘기이기도 한데, ‘무서운 10대’로 돌풍을 예고한 김주형은 그 기본을 완벽히 따르고 있다.

부친의 조언과 TV 중계로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면서 이미지트레이닝을 했다는 김주형은 “프로선수라면 출전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은 생각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우승보다는 내 플레이에 집중하는 게 먼저다. 꾸준한 플레이를 하는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욕심이 나도 내려놓으려 노력한다는 의미다.

김주형 1번홀 세컨 아이언 샷
아이언샷 후 타구를 바라보고 있는 김주형. 제공=KPGA

서울에서 태어나 1살 때 제주로 갔다가, 2살 때 중국으로, 필리핀으로, 호주로 돌아다니며 성장했다. 골프아카데미를 운영한 부친 영향으로 5살 때부터 골프를 쳤고, 11세 때 필리핀으로 갔다. 김주형은 “필리핀에서 아버지가 84타 안으로 들어오면 본격적으로 시켜준다고 하셨다. 83타를 쳐서 프로 선수가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해외생활을 했기 때문에 바뀐 환경에 적응하는 건 문제가 없다. 여력이 되면 한국에서 뛰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김주형의 포부는 원대하다. 그는 “세계랭킹 1위가 목표다.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고 싶다”고 밝혔다. 올해 3월 25일 KPGA에 입회한 그는 지난해 아시안투서인 파나소닉 오픈 인디아에서 17세 149일 나이로 역대 두 번째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다. 이달 열릴 KPGA오픈에서 우승하면, 입회 후 최단기간 우승이 가능하다.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자질을 갖춘 떠오르는 스타가 코리안투어에 새바람을 불어 일으킬지 관심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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