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삼성 오승환, 라이온즈가 더 강해졌다!
삼성 라이온즈 오승환이 17일 잠실 두산전에서 6-3으로 승리한 뒤 팀 동료들과 세리모니를 하고있다. 사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약체들의 반란이다.

우여곡절 끝에 시작했던 2020시즌도 어느덧 33%를 채웠다. 1년 중 체력 소모가 가장 큰 여름 분기점이 다가온 가운데, 순위 판도는 시즌 초 예상을 크게 빗나갔다. 강력한 우승후보였던 두산이 릴레이 부상 악재로 3위에 머무른 반면, NC가 초반부터 무서운 상승세를 달리며 1위를 선점했다. 불과 2년 전 한국시리즈 정상에 섰던 SK는 한화와 함께 최하위권 전쟁을, 시즌 초 2위까지 수성하며 돌풍을 예고했던 롯데는 다시 7위로 내려앉았다.

치열한 순위 전쟁이 계속되는 와중 예상 밖 선전을 일궈낸 구단은 KIA와 삼성이다. ‘명문 구단’ 타이틀에 걸맞지 않은 부진으로 2019 정규시즌 7, 8위에 그쳤던 KIA와 삼성이기에 이들의 호성적을 예측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반등의 가능성은 충분하나 올시즌은 이르다는 판단에서다. 두 팀 모두 새 사령탑 체제를 맞이했고, 전성기를 구축했던 선수단이 어느덧 베테랑 대열에 들어서면서 리빌딩 궤도에 올라섰다. 때문에 올시즌은 재도약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과도기라 평가됐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것이란 시선이 대부분이었던 이유다.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개막 직전만해도 최약체로 분류됐으나 여름 전쟁을 앞둔 현재 중상위권에 안착하며 ‘반전 스토리’ 중심에 섰다. 5일 현재 KIA는 27승 22패 승률 0.551로 4위, 삼성은 29승 24패 승률 0.547로 5위다. 특히 삼성은 최근 5연승을 달리며 왕조 시절의 전력을 다시 만들어가고 있다. 삼성이 5할대 승률을 기록한 건 지난 2016년 이후 약 1500일 만이다.

[포토]나지완 끝내기 안타 KIA, 한화에 4-3 승리
KIA 나지완(오른쪽)이 광주KIA챔피어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KIA와 한화의 경기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서 한화 박상원을 상대로 끝내기 안타를 친 뒤 동료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반등의 힘은 마운드에 있다. 5일 현재 KIA의 팀타율은 0.274로 5위, 삼성은 0.264, 7위로 상대적으로 부진한 편이다. 반면, 마운드 상황은 정반대다. 두 팀 모두 강점이 뚜렷하다. ‘선발 야구’로 팀 컬러를 바꾼 KIA는 팀 평균자책점 4.14로 리그 1위에 올라있다. 부동의 에이스 양현종이 평균자책점 5.55로 흔들리지만, 강력한 외국인 원·투펀치와 임기영-이민우로 구성된 토종 선발진, 촘촘한 필승조가 부진을 채우고 있다. 삼성도 탄탄한 불펜진을 앞세워 평균자책점 4.27, 리그 3위까지 올라섰다.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는 100% 승리했을 정도로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했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4.35로 키움(4.24)에 이어 2위다.

투수진이 탄탄하면 시즌을 치를수록 진가가 발휘되는 법이다. ‘지키는 야구’를 하는 팀이 막바지까지 살아남는 이유다. 가을 문턱조차 밟지 못했던 두 팀이지만, 올시즌 분위기는 확실히 다르다. 막오른 여름 전쟁에서도 생존한다면 그저 꿈이었던 포스트시즌 진출도 가시권에 들어올 수 있다.

younw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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