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그라운드 누비는 수원 삼성 염기훈
수원 삼성 염기훈(가운데)이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K리그1 수원 삼성과 FC서울의 경기에서 드리블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지도자 연수 중 휴식을 이용한 염기훈의 경기 투입. ‘슈퍼 매치’로 불리는 양팀의 경기는 3-3 무승부를 기록했다. 2015년 6월 27일 무승부 이후 FC서울의 17경기 연속 무패 행진. 2020. 7. 4. 수원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캡틴’ 염기훈(36)의 강한 의지에도 수원은 ‘슈퍼매치’ 무승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수원은 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0라운드 FC서울과의 홈 경기에서 3-3으로 비겼다. 전반에만 3골을 몰아치며 승리에 다가섰지만 후반에 내리 2골을 허용하며, 통산 90번째 ‘슈퍼매치’에서 17경기(8무9패) 연속 무승의 고리를 끊어내지 못했다.

이날 시즌 첫 번째 ‘슈퍼매치’를 맞는 수원 선수단의 의지는 남달랐다. 당초 염기훈은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10일까지 A급 지도자연수를 위해 파주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머무는 일정이었다. 그래서 ‘슈퍼매치’에 나서지 못할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주장인 그는 누구보다 ‘슈퍼매치’의 중요성과 의미를 알고 있기에 전격적으로 팀에 합류했다. 수원 관계자에 따르면, 염기훈은 4일 오전 NFC에서 수업을 듣고 팀에 합류했다. 5일은 수업이 없는 휴일이었지만 이를 반납한 것. 그는 구단을 통해 “30분이라도 뛰어 팀에, ‘슈퍼매치’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뜻을 전달했다.

주장의 강한 의지에 수원 선수들도 다른 경기와 다른 움직임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결과도 냈다. 전반 8분에 페널티박스 안에서 박상혁의 슛이 윤영선의 손에 맞으면서 페널티킥을 유도했다. 타가트가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만들었다. 곧바로 서울이 동점골을 만들었지만 수원은 전반 41분 타가트의 시즌 첫 멀티골이 터졌고, 전반 종료 직전에는 김건희가 시즌 마수걸이포를 가동하며 3-1로 앞섰다. 이임생 감독은 김건희와 격한 포옹을 하며 기쁨을 나눴다.

하지만 3-1 리드는 후반 초반 순식간에 사라졌다. 서울이 후반 11분과 15분, 조영욱과 고광민의 연속골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수원 입장에서는 고질적인 수비 불안이 또 한 번 드러난 순간이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몸을 풀던 염기훈은 후반 22분 박상혁과 교체돼 피치를 밟았다. 그는 의욕적으로 그라운드를 누비며 재역전골을 노렸지만 끝내 바라던 득점은 터지지 않았다. 경기 후 이임생 감독은 “본인이 주장이고, 특별한 경기여서 따로 훈련을 했다. 20~30분이라도 팀에 기여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고마운 마음으로 함께 했다”고 말했다. ‘슈퍼매치’에서 승리하고자 하는 의지와 의욕을 강하게 표출했던 염기훈은 쓸쓸한 발걸음으로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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