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키움 박병호, 드디어 침묵 깬...스리런 홈런포!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2일 고척 두산전에서 2-7로 뒤진 4회 스리런 홈런을 쳐내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타율은 기대를 밑돌지만 ‘홈런왕’ 박병호(34)는 밝은 표정으로 자신의 루틴을 지켰다. 길고 긴 시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걷다 보면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는 확신이 있는 표정이었다.

노력은 배신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박병호는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던 재기탄을 멀티홈런으로 쏘아 올렸다. 홈런 한 개만 추가하면, 개인통산 300호 홈런을 때려내게 된다.

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만난 박병호는 평소와 다름없이 자신의 루틴에 따라 훈련을 했다. 타석에서 타이밍이 안맞아 고전 중이라 해법 찾기에 골목하는 기색이 엿보였다. 백네트 앞에 설치된 티 앞에 선 박병호는 타석을 조정하며 몸쪽, 바깥쪽 공략을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을 했다. 타구 방향 역시 왼쪽 오른쪽으로 명확히 잡고 스윙이 나오는 각도와 피니시 때 손 위치, 타구 질 등을 꼼꼼히 점검했다. 동료들의 타격훈련을 배팅 케이지 뒤에서 세심하게 관찰하면서 생각에 잠기는 순간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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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움 박병호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전날 경기에서는 경기 중반 교체된 뒤 ‘200안타의 사나이’ 서건창에게 타이밍 잡는 법을 묻는 등 부진탈출에 신경썼다. 팀 관계자들조차 “지금 (박)병호에게는 쉽게 말을 걸 수 없다”면서도 “병호가 재기해야 팀이 산다”고 말할 정도였다.

키움 손혁 감독은 “타격코치와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부진 탈출을 위해 노력 중이다. 굳이 나까지 끼어들어갈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자기 것이 있는 선수라, 믿고 기다리면 올라올 것”이라고 신뢰를 보냈다. 반드시 재기할 것이라는 믿음은 호쾌한 홈런 두 방으로 돌아왔다. 2-7로 크게 뒤진 4회말 추격의 3점 홈런을 때려낸 뒤 8-7로 역전에 성공한 7회말 쐐기 2점 홈런을 쏘아 올렸다. 박병호 특유의 피니시가 나온, 타이밍이 완벽한 스윙이 이뤄졌다. 스스로도 “타이밍이 안맞아 고생했는데, 오늘은 다른 걸 떠나 타이밍만 생각했다.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될 수 있어 너무 기쁘다”며 덤덤한 표정을 지었다.

[포토] 키움 박병호, 홈런 한 방으로...턱밑 추격!
키움 히어로즈 박병호가 2일 고척 두산전에서 2-7로 뒤진 4회 스리런 홈런을 쳐낸 뒤 덕아웃에 돌아와 팀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있다. 고척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LG에서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2011년 후반기부터 본격적인 활약을 했으니, 채 7시즌을 채우지 못한 상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00홈런에 한 개 차로 다가섰다. 시즌당 평균 43개꼴로 아치를 그려낸 셈인데, 풀타임으로 활약한 2013년부터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첫 해인 2018년까지 매년 타율 3할 100타점을 돌파해 클러치능력과 정확성을 두루 갖춘 최고의 타자로 우뚝 섰다.

시련을 딛고 일어선 이는 쓰러졌을 때 일어나는 방법을 알고 있다. 지난한 2군 생활과 마이너리그 설움을 통해 한 단계 성숙해지는 계기를 마련한 박병호가 시즌 초 극심한 부진에서 희망을 잃지 않는 이유다. 그 결과가 한줄기 빛처럼 드리운 하루였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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