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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FC서울을 적으로 만난다.

황 감독이 이끄는 대전은 1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하나은행 FA컵 3라운드(24강)에서 안산 그리너스를 2-0으로 잡고 4라운드(16강)에 진출했다. 대전은 4라운드에서 서울을 만난다. 경기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기묘한 매치업이다. 황 감독은 2016년 서울의 11대 감독으로 부임해 그해 K리그1 우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2017시즌 리그 5위에 머물렀고, 2018년에는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4월 사령탑 자리에서 내려왔다. 당시 황 감독과 서울 모두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특히 황 감독은 포항에서 쌓은 명성에 흠집이 갔다. 황 감독은 포항 시절 K리그1 1회, FA컵 2회 우승을 견인하며 K리그 젊은 명장 반열에 올랐지만 서울에서는 실패의 쓴 맛을 봤다.

절치부심 끝에 대전 감독으로 돌아온 그는 팀의 승격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리그에서는 성적이 괜찮은 편이다. 4승3무1패 승점 15로 2위에 올라 있다. 선두 수원FC와 승점은 같지만 다득점에서 밀렸다. 경기 내용에는 아직 부족함이 있지만 결과는 얻는 축구로 승격 레이스에서 순항하고 있다. 더불어 FA컵에서도 16강에 진출했다.

황 감독은 FA컵에 강한 지도자다. 2012, 2013년 포항에서 연속 우승을 경험했고, 2010년 부산, 2016년 서울에서는 준우승을 이끌었다. 결승에만 4회나 오른 FA컵의 절대강자로 꼽힌다. 심지어 2006년 전남 시절에는 코치로, 1996년 포항에서 뛸 때는 선수로 우승을 차지했다. 감독, 코치, 선수로 모두 FA컵 챔피언에 등극한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다.

대전이 상승세를 타고 있고, 황 감독이 FA컵에 강한 면모를 자랑하는 만큼 두 팀의 맞대결은 어느 때보다 흥미로울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올시즌 서울은 초반부터 내내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3승6패 승점 9에 머물며 9위에 자리하고 있다. K리그를 대표하는 구단의 면모를 실종한 상태다. 대전이 주눅들 이유는 없다. 오히려 승리까지 노려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황 감독도 서울과의 맞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그는 “좋은 승부가 될 것이다. 서울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팀이고 우리도 그런 목표를 향해 가는 팀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승부를 하겠다”라면서 “당분간은 최용수 감독과 붙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대진표가 나왔을때 서울과 할 수 있겠구나 싶었다. 우리는 도전자다. 서울은 강팀이기에 우리의 시험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해 좋은 모습 보이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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