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훈련
지난 2011년 1월2일 아시안컵 국가대표에 동반 승선한 박지성(오른쪽)과 손흥민이 훈련에 나서기 전 담소를 나누고 있다. 김도훈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화려하게, 때론 묵묵하게 롤모델의 발자취를 따랐다. 마침내 ‘꿈의 무대’ 역사에 나란히 이름을 아로새기게 됐다.

토트넘 손흥민(28)이 ‘영원한 우상’인 축구 선배 박지성(39)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통산 출전 횟수(154경기)에 1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그는 통산 222경기(83골27도움)를 뛰었다. 이중 EPL만 따지면 153경기다. 즉 오는 3일 오전 2시(한국시간) 영국 사우스요크셔주 셰필드에 있는 브라몰 레인에서 열리는 2019~2020시즌 32라운드 셰필드 원정 경기에 나서면 154번째 출전 기록을 쓴다.

박지성은 지난 2005년부터 2013년까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퀸즈파크 레인저스를 거치면서 EPL 154경기(19골 21도움)를 뛰었다. 손흥민은 어린 시절 프로 선수 꿈을 키우면서 박지성의 맨유 경기를 밤을 지새우며 시청한 적이 있다. 마침내 지난 2010년 만 18세 나이에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에서 프로 1군 데뷔를 한 그는 이듬해 열 한 살 차이가 나는 박지성과 국가대표팀에서 만나 룸메이트로 지내며 아시안컵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당시 기술적 조언 뿐 아니라 EPL을 누비는 대선배의 노하우 등을 접한 건 그에게 잊지 못할 순간이다. 마침내 토트넘을 통해 자신이 동경하던 EPL 진출 꿈을 이룬 그는 4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리그+컵대회+유럽클럽대항전)이라는 기록을 써 내려가며 청출어람의 본보기가 됐다. 그리고 어느덧 선배가 8시즌 동안 쌓은 EPL 통산 154경기 출전 타이기록을 눈앞에 뒀다. 무엇보다 5시즌 만에 다가선 기록이어서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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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이 지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31라운드에서 후반 교체로 물러나며 주제 무리뉴 감독과 인사하고 있다. 런던 | 공동취재단

손흥민이 박지성과 타이기록을 쓰면 한국 선수로는 EPL 최다 출전 공동 2위가 된다. 한국은 물론 동아시아 국가 선수 중 EPL 최다 출전 1위 기록을 보유한 건 기성용이다. 그는 지난 2012~2020년까지 스완지시티와 선덜랜드,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거치며 187경기(15골)를 뛰었다. 기성용은 지난 겨울 EPL을 떠났다. 손흥민이 최소 내년 시즌까지 EPL에 남아 부상 없이 경기를 소화한다면 무난하게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꿈의 200경기’ 출전 역사를 쓰려면 2021~2022시즌 초반까지는 뛰어야 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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