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KIA 최형우, 만루 홈런 넘어갔어!
KIA 최형우.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저희 4위인가요?”

베테랑 타자 최형우(37)도 예상치 못했던 상승세다. KIA는 지난 26일 고척 키움전에서 8-6 역전승을 거두며 리그 단독 4위로 올라섰다. 이날 전까지는 LG에 1.5경기 차로 뒤져 5위에 머물러 있었지만, 빈틈 없는 마운드와 타선의 힘을 앞세워 최상위권 전쟁에 뛰어들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약체팀으로 분류됐던 KIA의 매서운 반전이다.

4위 도약을 이끈 이날의 승리는 최형우의 방망이에서 시작됐다. 1-2로 끌려가던 3회초 2사 만루 상황 키움 선발 조영건을 상대로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을 쏘아올리며 5-2로 승부를 뒤집었다. 최형우의 통산 7번째 그랜드슬램이다. 경기를 마친 KIA 맷 윌리엄스 감독도 “최형우가 중요한 한 방을 터트려줬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포토]만루 홈런 최형우, 터커와 하이파이브
KIA 최형우. 고척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올시즌 최형우는 줄곧 지명타자로 활약하며 KIA 타선의 중심을 이끌어왔다. 5월엔 타율 0.270으로 부진했으나, 6월 들어 매서운 방망이 위력을 선보이며 제 역할을 해내는 중이다. 6월 타율도 0.404까지 껑충 뛰었다. 그는 “타격감이 많이 올라왔다. 자신있다기 보다는 전보단 많이 나아진 상태”라며 겸손한 답변을 건넸다. 이어 “4번 타자 자리에 책임감이 있다. 다른 타순을 가도 상관 없지만, 어렸을 때보다 책임감이 들고 나를 발전시키게 한다”며 베테랑의 무게를 설명했다.

자신의 활약을 얘기할 땐 겸손한 태도로 일관했지만, 팀의 반등과 후배들의 선전을 말할 땐 유독 목소리가 커졌다. 올시즌은 최형우가 KIA에서 뛰는 프리에이전트(FA) 계약 마지막 해다. 여느 해보다 의미가 깊은 시즌이라 좋은 성적으로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이 클 수밖에 없다.

이날 승리 직후 KIA의 4위 소식을 취재진에게 전해들은 최형우는 “우리가 4위가 됐나”라고 되물으며 놀란 표정을 짓기도 했다. 시즌 초반 KIA의 상위권 성적을 예상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기에 더욱 반가운 반전이다. 선수단에도 배로 기쁜 소식이다. 그는 “기분이 정말 많이 좋다. 사실 초반에는 다들 높은 순위를 생각하지 못했다”며 “어린 선수들이 잘해주고 있다. 생각보다 잘하고 있는데 계속 꾸준히 올라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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