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삼성 오승환, 각오를 다지 듯
삼성 오승환이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0 KBO리그 LG와 삼성의 경기에 앞서 팀훈련에 합류해 외야에서 캐치볼을 하며 몸을 풀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삼성은 전통적으로 여름에 강했다. 매서운 더위를 내뿜는 대구가 연고지라 여름에 강한 면모는 더욱 강한 인상을 남겼다. 덕분에 ‘여름성’이라는 별칭도 붙었다. 올시즌엔 9일부터 ‘끝판왕’ 오승환(38)이 1군 무대에 복귀한다. ‘여름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문제는 주축 선수들이 줄부상으로 이탈해 끝판왕 복귀 효과를 체감할 수 있느냐다.

5월 말 1위팀 NC를 상대로 위닝시리즈(3연전 중 2승 이상)를 따낸 삼성은 6월 LG와 첫 3연전에서도 2승 1패로 앞서 상승세를 타는 듯 했다. 하지만 ‘부상 악령’으로 제동이 걸렸다. 이미 외국인 투수 벤 라이블리와 주축 타자 구자욱을 부상으로 잃은 삼성은 지난 4일 잠실 LG전에서 4번 타자로 맹타를 휘두르던 이원석이 채은성의 타구에 손가락을 강타당해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골절상은 피했지만 손가락의 부기가 심해 8일 현재 복귀 시점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주전 외야수 김헌곤도 재충전을 위해 1군에서 말소된 상태다. 주축들의 줄부상으로 리그 9위 SK에 2승을 내줬다.

최채흥
SK 5회말 1사 만루 윤석민 타석때 삼성 최채홍이 6일 문학 SK전에서 5회말 1사 만루 윤석민 타석 때 공에 종아리를 맞고 아픔을 호소하고 있다. 제공 | 삼성라이온즈

부상 악령은 마운드까지 덮쳤다. 지난 6일 문학 SK전에 선발 투수로 나선 최채흥이 5회말 윤석민의 타구에 종아리를 맞고 쓰러졌다. 혼자 일어나지 못할 정도로 통증을 호소했고, 스태프의 부축을 받고 내려갔다. 하루가 지난 뒤 호전됐지만 다음 경기 등판은 어렵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8일 대구에서 검진을 받을 예정”이라면서 부상자 명단 등재를 예고했다. 데이비드 뷰캐넌의 몸상태도 100%와 거리가 멀다. 당초 5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나설 예정이었지만 체력안배를 위해 등판을 하루 미뤘는데, 6일에도 어깨 결림 증세로 하루가 더 연기됐다. 뷰캐넌은 최근 등판한 4경기에서 모두 100구 이상을 던졌다. 피로가 누적됐을 가능성이 크다.

[포토]타구에 맞고 고통스러워하는 삼성 이원석
삼성 3루수 이원석이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삼성의 경기 4회말 무사 1루 LG 채은성의 타구를 잡으려다 부상을 입고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잠실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부상자 속출로 허 감독도 머리가 아프다. 대체 선발 자원이 있는 마운드보다 타선 걱정이 크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선발 라인업을 짜고 있다. 여기저기서 부상자들이 나오니 라인업 짜는게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허 감독은 7일 경기를 앞두고 “매일 타순 짜기가 힘들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나마 구자욱의 복귀가 임박한 것은 다행스러운 부분이다. 최영진을 비롯한 백승민, 양우현, 김지찬 등 백업 멤버들이 주축 선수들의 부상 이탈로 늘어난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오승환의 복귀는 분명 전력 상승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복귀 효과가 빛나려면 등판 기회가 있어야 한다. 허 감독은 오승환의 경기 감각 회복을 위해 복귀 초반 편한 상황에 내보내겠다고 밝혔지만 결국 오승환은 리드중인 상황에서 나와 뒷문을 걸어잠궈야 하는 투수다. 부상자가 속출한 삼성에서 오승환의 등판 기회가 얼마나 주어질지 알 수 없다. 오승환의 복귀를 마냥 반가워할 수 만은 없는 이유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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