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김호령 \'선투타자 초구로 만든 솔로포\'
KIA 김호령이 1회말 좌중월 홈런을 날린 후 이현곤 코치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3년여의 공백이 무색했다. 김호령(28·KIA)이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을 신고했다.

김호령은 지난 2일 광주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롯데와의 맞대결에서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이후 처음 밟은 홈 구장이었으나 외야 정중앙으로 달려나가는 뒷모습에서는 어색함을 찾아볼 수 없었다. 1회 말 타석에 들어서서는 바로 화끈한 신고식을 했다. 이날 KIA 공격에 포문을 여는 첫 타자로 들어섰는데 롯데 선발 박세웅의 초구에 마음껏 배트를 휘둘렀다. 스트라이크 카운트를 잡기 위해 들어왔던 145㎞ 몸쪽 직구는 좌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115m 솔로포가 됐다.

김호령의 마지막 1군 출전 기록은 2017년 한국시리즈 우승 경기로 거슬러 가야 한다. 이후 경찰청 복무를 하고 2019년 9월 제대했으나 골반 부상으로 재활에 돌입했다. 지난 비시즌에 KIA는 새 사령탑을 필두로 10개 구단 최대 규모의 스프링캠프를 꾸렸지만 명단에 김호령은 빠져 있었다. 손가락 회복에 매진하다가 지난 3월 국내 일정부터 뒤늦게 합류했다. 잠깐의 시간으로도 KIA 맷 윌리엄스 감독에게 확신을 주기엔 충분했다. 그러나 개막 엔트리 합류는 불발됐다. 허리 통증으로 다시 재활군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경기를 앞두고 윌리엄스 감독은 김호령에 대해 “훈련하면서 몸 상태를 확인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1군에 합류했으니 기대한다는 대화를 나눴다”고 하면서도 “예상보다 1주일 정도 앞당겨 올라왔다. 당분간 몸 상태에 대한 모든 것을 점검할 것이다. 아직은 세심하게 활용하겠다”라는 방침을 천명했다. 최근 퓨처스리그에서 5경기를 연속으로 뛰며 감각을 끌어올렸지만, 실전 공백을 단번에 메우긴 어렵다는 판단에 근거했다.

사실 김호령은 타격보다는 수비에 특장점이 있는 자원이다. 2015년 데뷔 이래 3시즌을 뛰는 동안 2016년(8홈런)을 제외하고 매시즌 홈런은 1개뿐이다. 통산 타율도 0.251에 그친다. 그러나 올해는 공수 양면을 겸비하기 위해 2군에서 열심히 담금질했다. KIA 박흥식 퓨처스 감독은 “수비는 워낙 타고 났다. 타격이 걱정이었는데 4할대까지 타율을 끌어올리더라”며 1군 콜업된 김호령의 방망이를 자신하기도 했다. 박 감독의 예언은 허언이 아니었다. 김호령은 공 하나로 복귀포를 신고하며 자신의 스타성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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