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련
SK 이흥련.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 한화의 경기.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문학=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왜 이제야 왔니?’

‘이흥련 효과’가 기대 이상이다. 이흥련(31·SK)이 SK 유니폼을 입고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SK는 4연승과 함께 탈꼴찌에 성공하며 6월을 맞이하게 됐다.

SK는 악몽같은 5월을 보냈다. 주축들의 줄부상 악재로 고전했다. 가장 큰 공백은 ‘안방마님’ 이재원이다. 손가락 골절 부상으로 이탈하며 이홍구와 이현석으로 버티려했지만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결국 SK는 지난달 29일 투수 유망주 이승진을 포기하고 이흥련을 품었다. 올시즌 두산에서 2경기에 교체 출전에 불과한 백업포수 이흥련을 데려와 안방에 난 큰 구멍을 메웠다. 초반 결과는 대만족이다.

SK 유니폼을 입고 첫 출전한 지난달 30일 문학 한화전에서 홈런 포함 4타수 3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한 이흥련은 성공적인 SK 데뷔전을 치렀다. SK 염경엽 감독은 지난달 31일 한화전을 앞두고 “이흥련이 팀에 도움이 된 게 아니라 팀 승리에 기여했다”며 웃었다. 5월 극심한 부진에 맘고생을 하던 염 감독이 모처럼 ‘찐’미소를 지을 정도로 이흥련의 활약에 흡족해했다. 지난달 31일 문학 한화전에서도 이흥련의 활약 덕분에 승리한 염 감독은 통산 400승 고지를 밟았다.

이날 이흥련은 8번타순에서 6번타순으로 두 계단 뛰어올랐다. 염 감독은 “(한화 선발이 왼손 채드 벨이어서)팀에 오른손 타자가 없어 6번에 넣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흥련은 채드 벨을 상대로 침묵했지만, 오히려 오른손 김진영을 상대로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렸다. 4-4로 맞서던 5회 1사에서 구속 131㎞짜리 체인지업을 통타해 왼쪽 담장을 넘겼다. SK는 이흥련의 역전 솔로포에 힘입어 6-4로 승리했다. 이날 승리로 SK는 한화와 자리를 바꾸며 9위로 올라갔다. 영양가 만점의 홈런이다. 삼성과 두산을 거쳐 SK에 안착한 이흥련에게도 이틀 연속 홈런은 처음 맛본 짜릿한 손맛이다.

이흥련
SK 이흥련.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 한화의 경기.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수비형 포수라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연일 홈런포를 펑펑 쏘아 올리며 SK 더그아웃을 달구고 있는 이흥련은 이날 SK의 언더핸드 선발투수 박종훈과도 처음 호흡을 맞췄다. 도루 저지가 숙제로 떠오른 초반인데 이날 한화는 박종훈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한차례만 도루에 성공했다. 오히려 한화 주전포수 최재훈이 1회와 2회 도루를 연거푸 허용할 정도로 불안했다. 공·수에서 한화 최재훈에 앞섰다. 이흥련은 8회 2사 1,2루 실점 위기를 넘긴 어린 김정빈에게도 더그아웃에 함께 들어가는 동안 조언을 해주는 등 팀에 적극적으로 녹아드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 후에도 투수를 먼저 생각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흥련은 “(SK에 와서)이틀 동안 안타도 적게 맞고 최소 실점을 하는 등 경기내용은 좋았다. 이틀 연속 내가 홈런을 쳤는데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한다. 이런 적이 처음이라 얼떨떨하다. 무엇보다 (박)종훈이의 승리투수 요건을 만드는데 도움이 된 홈런이라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이흥련의 결승 홈런 덕분에 박종훈은 6이닝 4실점(3자책점)으로 한화전 12연승에도 성공했다.

포수 1명이 새로 왔을 뿐인데, 바닥을 치던 SK가 달라졌다. 이승진까지 포기하고 이흥련을 데려온 이유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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