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두산허경민,실전같은홈경합!
두산 베어스 허경민이 25일 잠실 구장에서 진행된 자체 청백전에서 1-1로 맞선 3회 최주환의 플라이로 3루에서 태그업해 홈으로 뛰어들다 이흥련 포수에게 태그아웃되고있다.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오 진짜요? 이야!”

지난 30일 11회 연장 끝에 두산이 극적인 승리를 거둔 잠실야구장, 수훈 선수 인터뷰를 하던 허경민(30·두산)의 목소리가 제일 커진 건 자신의 끝내기 안타를 설명하던 때가 아니었다. 같은 시간 열린 인천 SK-한화전에서 이흥련(31·SK)이 데일리 MVP가 됐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이었다. 짧은 탄성을 내뱉은 그는 “내가 문자를 해도 흥련이 형이 이제 안 받겠다”며 웃음을 터뜨렸다.

이흥련은 전날 롯데와의 2차전을 치를 때까지만 해도 허경민과 함께 두산 더그아웃에 있었다. 그러나 경기가 끝난 직후 SK와의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이적을 통보받았다. 29일 역시 쐐기포로 경기 후 인터뷰를 해야 했던 허경민은 라커룸으로 돌아가서야 뒤늦게 이 사실을 알게됐다. 주전 포수가 부상으로 이탈해 성사된 만큼, 이흥련의 선수 인생에 전환점이 될만한 기회인 건 알고 있다. 그러나 그간 동고동락했던 동료와의 이별을 하루 아침에 받아들이는 건 유쾌할 수 없었다.

허경민은 “사실 경기를 이긴 후 마음이 편치 않았다. 같이 고생했던 선수가 좋은 기회를 얻어 트레이드 된 거지만, 헤어짐이 아쉬웠다”고 털어놨다. 그래도 ‘형이 잘해서 역시 두산 출신 선수들이 잘한다는 소리를 들었으면 좋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따로 보내며 이흥련의 새출발을 응원했다는 전언이다.

[포토]SK 유니폼 입은 이흥련, 이적 첫 경기 홈런포
SK 이흥련이 30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 한화의 경기 4회말 무사 한화 선발 장시환을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뒤 동료들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그런데 그런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올시즌 두산에서는 2경기 출전해 1타석에 나섰던 게 1군 기록의 전부였지만, SK 입성 첫날부터 1군 엔트리에 바로 등록된 이흥련은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사인을 숙지하기에도 모자란 시간이었지만 안정적인 수비는 물론 9회까지 홈런 포함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허경민은 “정말 잘됐다. 그동안 많이 노력한 게 동료로서 잘보였는데 이젠 ‘고생 끝 행복 시작’이 됐으면 한다”며 “흥련이 형이 야구 인생에서 꽃길만 걸으면 좋겠다. 이 이야기를 꼭 전하고 싶다”며 밝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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