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이강철 감독 \'흐믓 미소\'
KT 이강철 감독이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수원=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안 말려 들거에요.”

웃을 일 없는 KT 이강철 감독이 싱겁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고졸(유신고) 신인 포수 강현우 얘기가 나온 직후였다. 이 감독은 27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IA와 KBO리그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강)현우는 (장)성우의 체력 등을 고려해 앞으로도 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시즌 12경기에 출장해 11타수 3안타 타율 0.273로 고졸 신인답지 않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정후(키움) 강백호(KT) 등 최근 고졸 신인들이 데뷔시즌을 1군에서 한 뒤 연착륙하는 사례가 나와 과연 ‘포수도 가능할까’라는 얘기도 나온다.

이 감독은 “청소년 대표 시절부터 봤는데 수비도 좋고 공격에도 재능이 있더라. 스프링캠프 때에도 야무지게 따라오고, 국내 와서 교류전에 내보내봤더니 씩씩하게 잘 하더라”며 대견한 표정을 지었다. 그는 “외국인 투수가 마운드에 오를 때나 투수가 편하다고 생각할 때 선발로 기용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출전하는 날을 특정해주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강현우
KT 강현우.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생각나는 고졸 신인 포수가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때는 거의 대학을 갔다. 한 해 아래 후배들 중에 포수들이 정말 많았는데 고졸은 딱히 기억에 남지 않는다”면서 “박경완(현 SK코치)이 고졸인데, 데뷔시즌부터 주전으로 뛰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박경완 코치는 1991년 연습생(현 육성선수)으로 쌍방울에 입단해 첫 해 10경기에 출장했다. 1994년부터 주전포수로 도약해 2013년 은퇴할 때까지 국내 최고 포수로 군림했다. 고졸 신인이 개막 엔트리에 든 것만 따져봐도 2013년 당시 한화에 입단한 한승택(현 KIA)가 강현우 이전 마지막 사례로 남아있다.

이 감독은 “미래를 고려하면 주전으로 키워내야 하는 자원이다. (장)성우 뒤를 이어 안방을 책임지려면 가능성이 있을 때 꾸준히 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종의 ‘고졸 신인 포수’의 새역사를 만들어가겠다는 포부(?)다. 이 감독에게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셈”이라고 말하자 “안 말려들 것”이라면서도 피식 웃었다. 승부사 기질이 강한 이 감독이 진짜 고졸 신인 포수 신화를 써내려갈지 눈길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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