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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클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14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주민센터 옆 공영주차장에 설치된 워크스루 방식 선별진료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박윤슬 기자 seul@seoul.co.kr

[스포츠서울 이선율기자]전 세계 경기침체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올해 1분기 국내 대기업들의 생산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오는 2분기에도 이러한 실적 악화 흐름은 이어져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국내 500대 기업 가운데 분기보고서를 제출하고 생산능력과 생산실적을 공시하는 127개 기업을 조사한 결과 올해 1분기 이들 기업의 평균 가동률은 81.4%로 지난해 1분기(85.2%)와 비교해 3.8%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1분기 기업들의 생산능력 대비 생산실적이 지난해보다 악화했다는 의미로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 코로나19까지 확산하며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생산(운송)량 조절에 나선 기업이 증가한 영향이다.

특히 코로나로 인한 여행·출장 수요가 감소하면서 항공운송 부문이 가장 큰 타격을 받았다. 항공운송 부문의 생산실적(운항실적)은 지난해보다 35.9% 감소해 전 산업군을 통틀어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어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26.7%, 24.1% 줄었다. 실제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가 분석한 1분기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2억9490만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 감소했고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었다. 생활용품(-21.5%), 기타설비(-14.9%), 건설기계(-13.9%), 타이어(-12.0%), 자동차부품(-10.5%), 비료(-10.0%) 등도 두 자릿수 감소율을 기록했다.

CEO스코어 분석 결과 항공운송을 비롯해 자동차·스마트폰 등 국내 10개 주력업종 29개 부문 가운데 절반이 넘는 17개 부문의 생산실적이 지난해보다 줄었다. 특히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 등 8개 부문은 올해 1분기 생산능력 자체를 지난해보다 줄였는데도 가동률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부문은 지난해보다 생산실적이 34.9% 늘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집콕’ 수요와 온라인 수업 증가 등이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부문은 지난해 1분기 1762억9900만개에서 올해 1분기 2774억5000만개로 생산능력을 57.4% 늘렸는데도 100%를 가동했다. SK하이닉스도 반도체 생산능력을 지난해 대비 12.3% 늘렸으나 100% 생산목표를 달성했다. 코로나19가 호재로 작용한 택배(25.8%)와 석유화학(14.4%), 제약 부문(10.3%) 역시 생산실적이 10% 이상 늘었다.

각 기업을 살펴보면 1년 새 생산실적 타격이 가장 큰 곳은 항공사로 조사됐다. 진에어는 지난해보다 운항실적이 54.2% 급감해 감소율 1위에 올랐고 제주항공이 -46.8%로 2위를 기록하는 등 저비용항공사(LCC)의 감소폭이 두드러졌다. 이어 아시아나항공(-33.4%)과 대한항공(-32.7%), ㈜한화(산업기계, -37.1%), 두산중공업(원자력, -34.1%), LG디스플레이(디스플레이, -28.1%), LG전자(휴대폰, -27.5%), 두산인프라코어(건설기계, -27.4%) 등이 감소율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이에 비해 1분기 세메스의 반도체장비 부문은 생산실적이 116.8% 증가했고 엘에스아이앤디(권선 부문, 105.7%), ㈜한화(방산, 102.1%), LG이노텍(광학솔루션, 92.2%), 현대일렉트릭(전기전자, 83.8%), 효성첨단소재(산업자재, 65.5%), 삼성전자(반도체, 57.4%) 등은 생산실적이 증가했다.

박주근 CEO스코어 대표는 “기업들의 1분기 생산실적은 2분기 경영실적을 예측해볼 수 있는 중요 지표로서 연초 코로나 팬데믹 여파가 항공, 스마트폰, 자동차 관련 기업들의 실적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melody@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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