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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 후 포즈를 취하고 있는 권순우. 방이동 | 박준범기자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권순우(70위·CJ제일제당후원·당진시청)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았다.

권순우는 25일 올림픽공원 테니스경기장에서 공개 훈련을 진행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그동안의 근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코로나19 여파로 투어 대회를 비롯해 그랜드슬램 대회 역시 미뤄지고 취소되고 있다. 약 두 달 가량을 실전 경기 없이 보냈지만 권순우의 얼굴은 밝았다. 그는 “이렇게 오래 경기를 안 뛰어본 것도 처음”이라면서 “아쉽긴하다. 하지만 다른 선수들도 같은 상황이다.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보완하는 기회로 삼고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우에게는 코로나19로 인한 대회 중단이 아쉽게만 느껴진다. 그는 지난 1월 호주오픈 직후 투어 대회 출전에 집중했다. 성과도 냈다. 4주 연속 8강 진출에 성공하며 상승 곡선을 그렸다. 세계랭킹도 최고 69위까지 올랐다. 강적 밀로시 라오니치(세계 32위·캐나다)를 꺾기도 했고, 패했지만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과 맞대결도 펼쳤다. 권순우는 “스스로도 4주 연속 8강 진출은 생각하지 못했다. 아쉬운 부분도 많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점수를 매기면 10점 만점에 10점을 주고 싶다”면서 “특히 나달과의 경기는 설레면서도 부담이 많이 됐는데 좋은 경험이 된 것 같다”고 만족스러워했다.

아직 확정된 건 아니지만 오는 8월부터 투어 대회가 열릴 가능성이 있다. 권순우는 이에 맞춰 몸을 만들고 있다. 6월에는 제주도에서 훈련을 진행하고, 7월부터는 미국으로 넘어가는 일정을 짜놨다. 이를 위해 근력을 키우고 체력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몸무게도 5㎏가량 증량했다. 권순우는 “5세트를 치를 때면 매번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걸 느꼈다. 그래서 체력·근력 강화 위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원래는 없던 왕(王)자 복근이 처음으로 생겼다. 투어가 열리면 타이틀을 딸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에 차 있다”고 호탕하게 웃었다. 목표도 재조정됐다. 권순우는 “지난 시즌보다 랭킹 10단계 올리는 게 올시즌 목표였는데 이미 이뤘다. 50위권 진입에 도전하겠다”면서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이나 톱10 진입 같은 큰 목표도 좋지만, 100위 안에 꾸준히 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beom2@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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