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코로나19를 잡기 위해 여름 극장가에는 ‘좀비’들이 온다.

최근 코로나19의 재확산으로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들이 일정을 미루는 등 극장가의 침체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럼에도 신작들은 여름 개봉을 목표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 올 여름 극장가에는 재난 영화, 특히 좀비물의 출격이 돋보인다. 지난해부터 넷플릭스 ‘킹덤’의 두 시즌이 열풍을 일으킨 가운데, 이를 이어 받은 좀비물들이 신선한 변주를 통해 제작되고 있다.

일찌감치 여름 개봉을 알린 영화 ‘반도’(연상호 감독)는 ‘K좀비’ 열풍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부산행’의 세계관을 이어가기에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다. ‘부산행’ 이후 4년이 흐른 뒤 폐허가 된 땅에서 최후의 사투를 벌이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으며, 배우 강동원과 이정현 등이 출연한다. 공개된 1차 예고편과 론칭 포스터를 통해 더욱 커진 스케일과 긴박한 액션, 빨라진 좀비 떼의 모습이 그려져 본편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여기에 배우 유아인과 박신혜 주연의 ‘#살아있다’(조일형 감독)도 가세했다. 당초 ‘#얼론’이라는 가제로 알려졌던 이 작품은 ‘#살아있다’는 새로운 제목과 6월 말 개봉을 확정했다. 원인 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지고, 데이터와 전화 등 모든 것이 끊긴 채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공개된 런칭 포스터에서는 ‘원인 불명’의 증세라 표현했지만 좀비를 연상하게 하는 이들의 압도적인 비주얼과 유아인, 박신혜의 모습을 담았다. 단절된 통신과 좀비들의 이야기라는 점이 작품에 대한 호기심을 높이고 있다.

반도

이 외에도 ‘완벽한 타인’, MBC ‘다모’ 이재규 감독의 신작이자 학교를 배경으로 한 좀비물 ‘지금 우리 학교는’도 넷플릭스를 통한 제작을 알렸다. 현재 캐스팅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내년 상반기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여름 시즌에는 재난 영화가 유독 강세를 보여왔다. 지난해 여름 극장가 승자였던 ‘엑시트’도 유독 가스로 인한 재난 상황을 그린 작품이고, ‘부산행’(2016)을 비롯해 ‘해운대’(2009), ‘터널’(2016) 등의 재난물이 여름 개봉해 흥행에 성공했다. 한 영화 관계자는 “재난 영화 속 긴장감 넘치는 전개가 여름철 관객들에게 시원함을 줄 수 있어 인기를 얻고 있다”며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만큼 각 제작사의 대작들이 개봉하는데, 재난 영화는 장르가 장르인 만큼 제작비가 높아 대작 중 하나기에 여름에 개봉을 많이 하는 편이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코로나19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재난물에 대한 수요도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실내에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는 OTT 서비스 수요가 급증한 가운데, OTT 플랫폼에서도 ‘컨테이젼’, ‘감기’ 등 재난 영화가 역주행하며 인기를 얻은 것도 이를 반증한다. 이에 여름 개봉할 좀비 소재를 담은 재난 영화에도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롯데엔터테인먼트, NEW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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