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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아섭. 제공 | 롯데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하위팀 ‘타격도사’들이 2020년 명예회복을 노린다. 3할대 타율 복귀로 생채기난 자존심을 달래기 위해 시즌 개막을 벼르고 있다. 롯데 손아섭(32)과 이대호(38), KIA 김선빈(31) 삼성 구자욱(27) 등이 방망이를 더 정교하게 가다듬고 타석에 선다.

손아섭은 2007년 롯데에서 데뷔해 2010년부터 주전으로 자리잡았다. 그 해 타율 0.306을 기록한 뒤 2018년까지 9년 연속 타율 3할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해 134경기를 뛰며 타율 0.295를 기록하며 연속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마지막 10경기에서 타율 0.405로 스퍼트를 냈지만 5리가 부족해 끝내 3할대 재진입에 실패했다. 13시즌 개인 통산 타율이 0.322나 되는 손아섭에게는 충격과도 마찬가지였다. 9년 동안 매 시즌 100경기 이상 뛰며 3할 고지에서 내려온 적 없는 손아섭은 올시즌을 앞두고 어느 때보다도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준비한 이유다.

손아섭의 팀 선배인 이대호에게도 올시즌이 중요하다. 어느덧 불혹을 바라보고 있는 나이인 이대호는 지난해 135경기에서 타율 0.285를 기록했다. 2006년 이후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한 시즌은 2009년(0.293)이 유일하다. 홈런도 16개로 2019년(37개)에 비해 절반 이상 줄며 ‘에이징 커브’라는 말까지 들었던 이대호는 방망이를 더 힘껏 부여잡고 있다.

2017년 타율 0.370으로 타격왕에 오른 김선빈도 3할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김선빈도 지난해 마지막 10경기에서 타율 0.407로 몰아쳤지만 타율 0.292에 그쳤다. 2018년(0.295)에 이어 2년 연속 아쉽게 3할 타율 문턱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KIA에 잔류한 김선빈은 올시즌 2루수로 이동해 수비부담을 덜고 타격에 더 집중하며 3할 고지를 재조준하고 있다.

지난 겨울 연봉 협상 과정에 자존심을 다친 삼성 구자욱도 명예회복을 벼르고 있다. 2012년 2라운드 전체 12순위로 삼성에 입단한 구자욱은 주전으로 도약한 2015년부터 4연속시즌 3할 타율을 돌파했다. 2017년 144경기 전경기 출장에 타율 0.310으로 체력을 과시했고, 2018년에도 홈런 20개에 타율 0.333로 존재감을 뽐냈다. 그러나 지난해 타율 0.267, 15홈런으로 부진에 빠져 반등이 절실하다. 구자욱이 반등해야 삼성도 팀 성적을 끌어 올릴 수 있다.

타율 3할은 타자라면 누구나 원하는 수치다. 손아섭 이대호 박병호 등에게는 당연하게 여겨지던 지표였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해 타율 3할의 소중함을 새삼 깨달았고, 되찾기 위해 절치부심 시즌을 기다리고 있다.

iaspir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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