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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회사원A. 사진|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여러분이 쓰는 제품이 갓성비템 입니다!”

뷰티 유튜버계 시조새인 회사원A. 유튜브로 전성기를 맞이한 회사원A는 솔직한 리뷰와 통통 튀는 소재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2014년 유튜브를 처음 시작해 현재 120만 구독자를 거느리고 있는 ‘셀럽’ 뷰티 유튜버로 활약 중이다.

뷰티 소재는 보통 데일리 메이크업이나 튜토리얼에 한정되기 쉽다. 하지만 회사원A는 뷰티 유튜브계 최전선에서 ‘북한 화장품으로 화장하기’, ‘정샘물 샵에서 메이크업 받기’ 등 유쾌한 콘텐츠를 시도해왔다. 또 ‘세상에서 가장 비싼 화장품’ 시리즈로 내 돈 주고 사기 비싼 제품들을 대신 사용하고 솔직한 후기를 알려주는, 갓성비(갓+가성비·신이 내린 가성비) 감별사로 변화무쌍한 시도를 보여주고 있다. 다른 뷰티 유튜버들과 달리 유쾌하고 솔직한 그의 매력이 6년 뷰티 유튜버의 비결이 아닐까.

지난 3일 서울시 구로구 구로동에 위치한 회사원A의 스튜디오에서 그를 만났다. 머리색부터 귀걸이, 옷까지 분홍빛으로 맞춘 그의 스타일링에서 소녀다움이 물씬 풍겼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소녀스러운 비주얼과 달리 120만 구독자를 보유한 뷰티 유튜버의 뚝심을 엿볼 수 있었다.

- 자기소개해주세요.

유튜브 콘텐츠 크리에이터 회사원A 입니다. 유튜브에서 뷰티 채널 회사원A, B, C, J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가 어떻게 되나요?

회사에 다니면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생활로 시작하게 됐어요. 원래 취미생활로 블로그를 하다가 마침 고등학교 때 전공이 영상이어서 2014년에 처음 유튜브에 입성했습니다.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더라고요. 원래 받은 월급의 절반을 엄마를 드렸거든요. 처음 유튜브 시작하면서 월급에서 플러스 30만원 정도 되니까 용돈 벌이가 됐어요.

-그런데 왜 닉네임이 ‘회사원A’ 인가요?

블로그를 처음 만들 때 행인 한 명, 지나가는 사람 한 명을 의미하는 게 ‘회사원A’라고 생각했어요. 자조적인 느낌도 섞여 있어요. 회사를 다니면서 자아실현을 할 수 있었다면 회사원이라고 안지었을 것 같아요. 회사 다닐 때는 항상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고… . 원래 화장품에 관심이 많아서 대학생 때도 용돈받으면 다 화장품에 썼거든요. 그런데 모바일 게임 회사에서 회사원 한 명으로 일한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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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A.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회사원A,B,C,J채널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그리고 여러 개의 채널을 운영하는 이유는요?
하고 싶은 콘텐츠가 많은데 한 개 채널에 모든 것을 담으면 그 채널의 정체성이 사라질 것 같았어요. 뷰티 채널에 일상 영상을 올리면 구독자 분들이 혼란스러워할 것 같아서요.
회사원A 채널은 좀 더 퀄리티있는 뷰티 관련 영상을 올리고 있어요. 회사원B는 일상 채널, 회사원C는 제 남자친구와 운영하는 커플 채널이고 회사원J는 일본어로 하는 K-뷰티 채널이에요. 회사원A 영상이 안 올라오는 날에는 회사원B에서 저를 볼 수 있어요. 또 제가 일본어를 할 줄 아니까 일본어 채널도 만든거죠.
-지금도 계속 직장을 다니면서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나요?

지금은 유튜브에 완전히 뛰어들었어요. 이걸 계획하고 한 거는 아니고 마침 유튜브가 잘되던 시점에 제 위에 있던 과장님과 팀장님이 독립해서 나갔어요.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돼서 그만두고 쉬는 동안에 했던 유튜브 채널이 잘 된 거죠.

-유튜브에 플렉스하는 콘텐츠들이 굉장히 많아요. 직접 회사원A가 선정하는 건가요?
구독자분들이 흥미를 느낄 만한 아이템들을 찾아봐요. ‘세상에서 제일 비싼~’ 이런 영상들이 인기가 많아요. 플렉스 영상들을 만들 때는 항상 염두에 두는 게 돈 자랑이 되면 안 된다는 거예요. 돈 자랑이 되면 돈 뿌리는 것과 별 차이가 없어요.
시청자분들은 세상에서 제일 비싼 화장품들이 정말 쓸모가 있는 것인지 확인하고 싶은 것이거든요. 제가 비싸게 돈주고 사는 것들이 내 주변 물건과 비교해서 별 차이가 없으면 거기에서 오는 통쾌함이 있어요. ‘내가 쓰고 있는 게 갓성비템이네’ 뭐 이런? 궁금하긴 한데 내 돈 주고 사서 쓰기에는 너무 비싼 뷰티템들을 제가 대신 체험하고 독자분들께 알려드리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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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A. 출처|회사원A 유튜브

-회사원A 채널이 인기를 끌 게 된 이유는 뭐라고 보나요?
제가 영상 전공이다 보니 다른 뷰티 채널보다 편집에 더 정성을 들여서 인기가 있는 것 같아요. 그냥 뷰티 콘텐츠라고 해서 리뷰나 튜토리얼만 있는 게 아니라 리뷰에다 문화적 배경도 같이 설명하고 있어요.
제 영상 하나만 봐도 영상 3개를 본 느낌? 제 영상에는 공부 ‘당하는’ 느낌이 있어요. 소재도 다른 채널에서 보기 어려운 것들로 선정하거든요. 예를 들어서 북한 화장품 리뷰나 짝퉁 화장품 리뷰 등이요. 짝퉁 화장품 리뷰 영상은 특허청에서 감사하다고 연락이 와서 특허청 공무원분이 직접 출연했어요. 덕분에 공익적인 영상도 만들 수 있게 된 거죠.
-평소에 피부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열심히 합니다,(웃음) 아토피가 있어서 미세먼지 심한 날에는 가습기를 항상 틀어놓고 방 안에 빨래를 널어놔요. 보습 제품도 열심히 바르고요. 꾸준히 다니는 숍도 있어요. 세안제도 거품이 잘 안나는 약산성을 쓰고 뷰티 디바이스도 많이 써요. 그런데 꾸준히 골라 쓰는 제품을 말하기는 어려워요. 항상 테스트 해봐야 해서 써봐야 하는 화장품이 다르거든요.
피부숍은 한 달에 한 두 번 정도 가요. 동네 피부숍 가고요. 가까운 게 제일 좋은 것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피부 관리실이랑 헬스장은 집에서 가까워야 해요. 어떤 웹툰에서 헬스장은 퇴근하고 버스정류장에서 급하게 화장실에 가고 싶을 때 화장실을 빌릴 수 있는 정도 거리여야 한다고 했거든요.(웃음) 피부 관리실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여기는 꼭 고가 제품 써야 한다’ 하는 게 있을까요?
전혀 없어요. 비싼 제품은 다 명품 브랜드잖아요. K-뷰티 추세가 성분도 좋고, K-뷰티 성분 구성이 어마어마하게 상향 평준화돼서 백화점에서 100만원짜리 크림이랑 K-뷰티 제품 2만원짜리 크림이랑 별반 다를 게 없어요. 크림을 사도 무자극 인증에 별별 인증 다 받은 제품을 살 수 있어요.
제가 비싼 제품 후기들을 많이 써봤지만 느낀 것은 백화점에서 비싼 돈 주고 고가 제품을 살 필요가 없다는 거예요. K-뷰티는 제품 자체 성분도 좋지만, 포장재도 다 재활용할 수 있고 충전재도 종이를 써서 환경 문제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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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A. 안은재기자 eunjae@sportsseoul.com

-화제를 돌려서, 회사원A의 남자친구 승범씨는 어떻게 만나게 된 건가요? 두 분 연애이야기가 궁금해요.
태국에서 따귀로 경락 마사지를 하는 숍이 있다고 해서 그걸 찍으러 마사지 숍을 찾았어요. 홈페이지에 들어가 봤는데 다 태국어더라고요. 번역해줄 사람을 물색하다가 태국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유튜버 승범이랑 연결이 됐어요.
마사지 숍이 4회 패키지에 100만원이었는데, 승범이가 마사지 숍이랑 의사소통을 잘해서 공짜로 마사지를 받을 수 있게 해줬어요. 그래서 제가 보답하려고 밥을 사려고 만났죠. 회사원C에서 커플들이 할 수 있는 영상들을 찍고 있어요. 독자분들이 언니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고 좋아해 주세요.
-뷰티 뿐만 아니라 새롭게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나요?
저는 다큐멘터리에 꿈이 있어요. 끝내주는 다큐멘터리요. 각 나라의 미의 기준과 왜 그런 미의 기준이 생겼는지 한국인의 시선으로 알아보는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어요. 외국 다큐멘터리들을 보면 다 백인들의 시선에서 찍은 거라 그들의 사고방식이 녹아있더라고요. 그런 점이 마음에 안들어서 한국인 시각에서 본 다큐멘터리를 찍고 싶어요. 앞으로도 계속해서 좋은, 기발한, 재미있는 콘텐츠들을 만들고 싶어요.

eunja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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