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에스팀 대표

[스포츠서울 남혜연기자]“계획한 것은 없어요. 하지만 여기저기 문을 두드렸더니 길이 열렸어요.”

좋아하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지속하는 것은 큰 행복이자 행운이다. 10년 이상 오래 알고 지내온 지인들과 같이 웃으며 일 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만드니 성과도 좋았다. 물론, 모든 일에는 노력과 그만큼 고민하는 흔적이 따르지만 새로운 것을 만들어낸다는 것에 힘든지 모르게 지금까지 왔다는 사람이 있다. 국내 최대 모델 에이전시이자 각 분야의 셀럽들이 모여 대형 엔터테인먼트가 된 에스팀 그룹의 김소연(48)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스타들의 뒤에 있던 그가 요즘은 전면에서 또 다른 재능을 드러냈다. 매주 일요일 오후 방송되는 KBS2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다. 대한민국 각계 각층을 대표하는 ‘셀럽’ 보스들과 ‘미생’ 직원들의 일터와 일상 속 동상이몽을 돌아보는 자아성찰 예능 프로그램에서 김소연 대표는 그야말로 ‘일 할 맛 나는 일터’를 공개하는가하면, 직원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김소연 대표에게 ‘방송이 재미있냐’는 질문을 건넸다.

그는 1초도 망설임 없이 “재미 없어요!”라고 싱긋 웃더니, 속내를 꺼냈다. 겉으로는 싫다고 했지만, 사실 방송을 하는데는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 에스팀이라는 회사를 혼자 이끄는게 아니라, 더 많은 기회의 장을 열어주고 설명해주고 싶다는 깊은 생각이 있었다.

“방송에선 어찌보면 갑-을 관계에 대해 얘기를 하다보니, 가끔은 제가 마음대로 휘두르는 것처럼 보일때가 있어요. 우리는 실제 상황을 다 알고 있다고 하지만, 가끔은 오해의 소지가 있잖아요. 또 제가 소속 아티스트들에 대해 언급하는 것 자체가 우려가 되는 느낌도 살짝 있죠.(웃음) 그럼에도 이러한 방송을 원하는 친구들을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방송이 또 다른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 뿐이에요.”

대답은 냉정했지만, 그 속내는 따뜻했다. 수 백 명의 아티스트를 이끌고 있는 그의 중심에는 사람 그리고 일에 대한 즐거움이 가득했다. 프로그램의 성격 때문인지 요즘에는 길을 가다 보면 그에게 많은 질문이 쏟아진다. ‘어떠한 직업을 가져야 하나요?’부터 ‘돈을 많이 벌고싶어요’라는 막연한 질문까지. 그는 이러한 상황에 대해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김 대표는 “의외로 어르신 분들이 많이 물어보신다. ‘우리 딸이 (여자로서) 성공을 할 수 있겠느냐’라는 것들이 있었다”며 “저는 그럴때 하는 말이 꼭 있다. ‘목표를 잡게 해라. 대학을 가는게 성공의 길은 아니다’라고 말을 한다”고 단호하게 답했다.

덧붙여 “나는 계획이 없는 사람이다. ‘에스팀의 비전이 뭐냐’라는 생각을 한번도 한적이 없다”며 “저는 술을 마시는 것을 좋아하니까 대화를 많이 한다. 직원들과도 많이 한다. 우리 에스팀이 특수한 점은 전속기간이 짧은 사람이 10년 정도라는 점이다.(웃음) 에스팀 소속 연예인들이 같이 일궈나간다는 느낌이라 재밌고 행복하게 일을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포토] 에스팀 김소연 대표
에스팀의 김소연 대표.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지금의 에스팀 그룹이 되기까지도 주변 사람과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 됐다. 고려대학교 미술교육학를 졸업한 그는 대학시절 아르바이트로 모델 일을 한 게 계기가 됐다. 1997년부터 패션쇼를 연출하며 다양한 쇼와 컬렉션을 연출했고, 평소 친하게 지낸 모델 송경아와 장윤주와 함께 2004년 에스팀을 설립했다.

동시에 모델들의 방송 진출까지 시작하며 지금의 회사로 성장했다. 장윤주, 송경아, 한혜진, 이현이 등 모델들이 런웨이 외에 다양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재능을 발휘하게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그들이 함께 모여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고, 기획을 하며 이뤄진 성과다. 때문에 지금의 에스팀에는 세계적인 톱 모델들 외에도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배우 이혜영과 채정안, 가수 임상아 등이 소속돼 있다.

마지막으로 그는 또 다시 사람, 그리고 보는 눈에 대해 강조했다. 그와 함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설명인 셈이다. 김 대표는 “지금 함께 하는 아티스트들의 히스토리를 지켜봐왔다. 사람에 대해 100% 알아야 매니지먼트를 할 수 있는 게 아닌가 싶다”며 “항상 옆에 있던 이들과 ‘이런것들을 해보면 좋겠다’라는 확신이 생기더라. 내가 대표로 누군가를 지켜보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늘 그랬든 함께 만들어가는 세상이면 좋겠다”며 자신의 소신에 대해 얘기했다.

남혜연기자 whice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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