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이시언에게 있어 예능 ‘나 혼자 산다’를 능가할 대표작 찾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이시언은 MBC ‘나 혼자 산다’에 출연해 솔직한 매력으로 많은 인기를 얻게 됐다. ‘대배우’라는 별명을 얻으며 ‘나 혼자 산다’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가 된 이시언은 예능의 힘을 받아 본업에서도 주연으로 도약할 수 있었다. 그러나 ‘나 혼자 산다’를 넘기에는 역부족했다.

이시언은 오는 15일 개봉하는 영화 ‘서치 아웃’(곽정 감독)에서 주연을 맡았다. 지난 2013년 전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SNS 범죄 실화를 바탕으로 한 ‘서치 아웃’은 의문의 메시지를 통해 연이어진 죽음이 조작됨을 감지한 두 청년이 개인의 일상 생활에 파고든 SNS 범죄의 실체를 마주하는 스릴러 작품이다.

영화에서 이시언은 경찰을 꿈꾸고, 정의감에 넘치는 성민 역을 맡았다. 범죄 스릴러 장르 작품의 주연이기에 예능 속 이시언의 모습과는 또 다른 매력이 펼쳐질 것으로 예측됐다. 이시언의 이름이 가장 먼저 등장했기에 작품을 이끌 활약도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뚜껑이 열린 모습은 조금 달랐다.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인물을 연기했지만 ‘나 혼자 산다’ 속 ‘얼간이’ 캐릭터 이시언의 모습 그대로였다. 무거운 내용이 주가 된 작품에서 초반 이시언의 활약은 환기가 돼줄 법도 했지만 예능 속 모습과 겹쳐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서치 아웃’에서도 이시언보다는 김성철과 허가윤의 활약이 빛났다. SNS 상에서 유명한 인플루언서지만 현실은 자존감이 낮은 취업준비생 준혁 역의 김성철이 사실상 극의 처음과 끝을 담당하는 역할을 해냈다. tvN ‘슬기로운 감빵생활’, ‘아스달 연대기’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 받았던 김성철인 만큼 ‘서치 아웃’에서도 하드캐리를 해냈다. 진부한 이야기 전개와 큰 특징 없는 캐릭터 사이에서도 김성철의 덤덤한 연기가 돋보였다. 걸그룹 포미닛 멤버에서 배우로서 도약한 허가윤도 예상보다 선전했다. 정확한 발음과 다소 억지스러울 수 있는 캐릭터였음에도 안정적인 연기를 그려내며 앞으로의 가능성을 알렸다.

영화 ‘서치 아웃’ 스틸컷. 사진 | 스톰픽쳐스코리아 제공

그러나 이시언은 기대가 컸던 탓일까. 아쉬움을 남겼다. 지금의 이시언을 있게한 tvN ‘응답하라 1997’, MBC ‘W’ 등 전작들에서 보여줬던 개성 넘치는 감초 연기 활약보다 못 미치는 모습이었다. 이시언 특유의 자연스러우면서도 능글맞은 매력조차 제대로 담기지 못했다.

이시언은 지난해 12월 개봉한 영화 ‘아내를 죽였다’(김하라 감독)를 통해 생애 첫 영화 주연을 맡게 됐다. 스릴러, 액션 장르의 작품으로 이시언의 원톱 주연물이었으나 약 9만 8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흥행에는 역부족인 결과를 낳았다. 여기에 ‘서치 아웃’에서도 아쉬움을 남기며 주연으로서 대표작을 만들기에는 아직까지 어려운 모습을 보였다. ‘나 혼자 산다’에서는 훨훨 날았던 이시언이지만, 본업에서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나서기엔 다소 부족했다.

‘나 혼자 산다’는 이시언을 많은 대중에게 알려준 프로그램이지만, 예능인이 아닌 배우로서 도약하기 위해서는 그 벽을 깨고 새로운 대표작을 찾는 것이 이시언에게 가장 큰 과제로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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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