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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라디오스타’ 출처|MBC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트롯계의 신사’ 장민호가 한때 가수의 꿈을 포기한 뒤 수영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스튜어드를 꿈꿨던 ‘짠내 가득’ 무명시절을 공개했다.

지금은 누가 봐도 가수를 해야할 사람이지만, 너무나도 험난했던 성공의 길은 그를 종종 다른 길로 이끌었다.

8일 방송된 MBC‘라디오스타’에서 TV조선‘미스터트롯’ 임영웅, 영탁, 이찬원과 함께 출연한 장민호는 한 때 수영강사로 일한 일화를 밝혔다.

20대를 모두 바친 ‘가수의 길’이 결국 실패로 끝나면서 도전했던 일로 생계를 위해 했던 일이지만 어머니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트로트가수의 최대 무기인 친화력를 배우는 시간이 됐다.

그는 “원래 수영강사는 사회체육과 나온 선후배들이 서로 끌어주고 하는 건데, 난 그냥 가수 관두고 바로 이력서를 냈다. 거기서도 황당했을텐데 어떻게 뽑아주셨다”고 하자 MC 김국진은 “아마 물속에서도 잘 생긴 얼굴이라 합격했을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줬다.

여성회원이 다수인 수영장에서 실제 장민호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했다. 그는 “내가 맡은 반이 직장인 반인데, 오전반 아주머니들이 수영장에 항의를 했다더라. 오후반에는 아이돌 출신 장선생이 있다는데 우리도 보고싶다고. 근데 수영장 입장에서 보면 이 분들이 연회원이고 VIP고객이다. 그래서 2개월만에 오전반으로 내려가게 됐다. 2년쯤 지나니까 주변 수영장까지 소문이 났다”고 말했다. 이에 이찬원은 “와, 컨셉트 제대로 잡으셨구나”라며 감탄했다.

장민호는 “수영강사를 하면서 어머니들과 소통하는 법을 알게됐다. 사실 어머니들은 수영하러 오는게 아니다. 5m 수영하고 25m 걸으시고 그런다. 스트레스 풀고 마음 속 이야기를 하러 오시는 거다. 아들처럼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어주고 나누고 이러면서 자연스레 친화력이 생겼다”고 말했다.

트로트가수로 데뷔하기 직전엔 스튜어드를 할뻔 하기도 했다고. 그는 “주변에 친한 동생들이 ‘형 나 데뷔해요’ 이러고는 한달이면 주변이 다 알아보는 가수가 되더라. 그래서 난 안되겠구나 하고 스튜어드를 할까 생각했다. 그때가 IMF 외환위기 터지고 바로 다음이었다”고 말했다. 이에 스튜디오에서는 “잘 어울린다” “생긴 게 딱 사무장같다”는 반응이 쏟아졌다.

장민호는 “국내항공사에 가기에는 나이가 너무 많고 중국어를 좀 할 줄 알아서 외국 항공사를 준비하던 때 지금 소속사에서 전화가 왔다. 속으로 ‘혹시 트로트를 제안하면 한번 해봐야지’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회사에서 ‘미안한데 트로트 어떠냐’고 물어봐줘서 이게 운명이구나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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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라디오스타’ 출처|MBC

그렇게 2011년 트로트싱글 ‘사랑해 누나’를 발표하며 장민호는 트로트가수로 첫 발을 내디뎠다. 하지만 큰 결심을 하고 시작한 트로트앨범도 ‘폭망’의 아픔을 겪었노라고 했다.

MC들이 “대체 어떤 노랜데 그러냐”고 물었고 즉석으로 장민호가 노래하자 “좋은데?”라며 다들 의아해했다. 이에 영탁은 “지금은 (형)노래가 많이 늘었다”며 깨알디스로 웃음을 줬다.

장민호는 “그때 잊지 못할 귀인이 계셨다. 당시에는 내가 수염도 기르고 염색도 하고 그랬는데, 한 팬이 나한테 ‘컨셉트를 바꿔보는게 어떠냐’고 하더라. 사실 속으로 왜 남의 컨셉트까지 이래라 저래라 하는 거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실제 장민호의 과거 모습은 수염에 헤어스타일까지 남성미 물씬한 모습이었다.

그는 “이유라도 들어보자 싶어 물었더니 그 어머니 말씀이 ‘민호씨, 어머니들은 집에 없는 걸 원해요’라고 하더라. 깔끔하고 정갈하게 있고, 자신들을 바라보면서 예의를 갖추는”이라고 말해 현장을 초토화시켰다. 안영미는 “그렇지, 그렇지. 집에서 보던 거 말고”라고 답하며 폭소했다.

그는 “그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나는 멋있는 줄 알았던게 보는 사람들 시선은 안 그랬던 거다. 그때부터 2대8 가르마에 수트를 챙겨입었는데 어머니 팬들이 정말 많이 늘었다. 그때 그 말씀 해주신 팬이 진짜 은인이시다. 아직도 제 열혈팬이다”라며 미소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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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라디오스타’ 출처|MBC

몇번의 앨범을 내고 ‘남자는 말합니다’가 잘 되면서 그는 어머니께 평생 기억에 남는 효도를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노래가 뜨고 나니까 엄마가 자랑하고 싶어서 그러셨는지 동네 노래교실을 다니기 시작하셨다. 처음엔 1군데를 가더니 나중에는 3군데를 다니시더라”며 웃었다. 노래교실에서 아들 노래가 나오면 “저거 우리 아들 노래야”하는게 어머니의 낙이자 기쁨이었던 것.

장민호는 “엄마를 가장 기쁘게 해줄 수 있는 게 뭘까 싶어서 그 노래교실에 연락을 하고 깜짝 게스트로 방문했다. 거기가 동사무소 노래교실인데 동네에 미용실이 하나밖에 없어서 어머니들 헤어스타일이 다 똑같다. 뒤에서 보면 구분이 잘 안된다”면서 “뒤에서 문을 열고 봤더니 우리 엄마가 너무 신나게 춤을 추고 계시더라. 당시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걱정했는데 엄마가 여기서 즐거움을 찾고 계셨구나 싶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며 웃었다.

신나게 춤을 추다 무대에 오른 아들의 모습을 본 엄마의 표정은 환희와 감동 그 자체였을 터. 장민호는 “매일 어머니가 나를 위해 걱정하고 기도하는 모습만 보다가 그렇게 기뻐하시는 모습은 처음이었다. 엄마에게도 나에게도 잊지못할 뜻깊은 순간이었다”라고 말했다.

gag11@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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